이건희회장 딸 홈페이지 인기몰자 폐쇄

  • 등록 2004-01-03 오전 9:50:01

    수정 2004-01-03 오전 9:50:01

[조선일보 제공] “스키장에서 콰당~ 어떤 여자가 와서 나를 박는 바람에 조금 놀랬어요. 아빠가 ‘이제 헬멧 안 쓰면 스키 못 탄다’ 그래서 아기처럼 헬멧 쓰고 타고 있어요.”(2003년 12월 26일) “나 기타 배우려고 시도하다가 내 남자 친구가 기타 잘 치거든. 그냥 남자친구한테 조금씩 배우고 있는데 내가 맨날 게으름 펴서 안 늘어.”(2003년 10월 29일) 집안 사정을 외부에 절대로 알리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있는 삼성가의 딸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해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다. 주인공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인 이윤형(25)씨. 이씨가 지난해 9월 만든 홈페이지 ‘이뿌니 윤형이네~’ (http://www.cyworld.com/yoonhyung7)엔 이씨의 얼굴 사진과 함께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상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공개한 자기 소개 코너를 보면 “힘들어두 행복하다 생각하며 힘낼 꺼에요~ 다들 화이팅! 윤형이 많이 도와주고 힘내게 도와주세여...네?”라고 적혀 있다. 젊은 네티즌들이 꾸미는 여느 홈페이지처럼 처음엔 남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 등 개인 사진 여러 장을 담은 사진첩도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귀찮은 일이 많아” 정리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성탄절 가족과 스키장에 놀러 간 이야기, 치아 교정을 시작해 고생한 이야기, 집에서 김장 시작한 이야기 등 아기자기한 개인 사생활이 듬뿍 담겨 있다. 재벌가의 딸이 만든 홈페이지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네티즌의 발걸음도 잦았다. 하루 방문자 수는 400~500명을 훌쩍 넘어 연예인을 뺨칠 정도. 이씨는 방명록에 글이 올라오면 답글도 꼬박꼬박 달아 줬다. 자신의 홈페이지가 인기가 높은 데 대해 이씨는 “내가 아니라 아버지가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씨는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늘자 사진첩을 최근 없앴고, 프로필·다이어리 등은 볼 수 있는 사람을 제한, 2일 오후 6시에는 방명록만 볼 수 있는 상태다. 이씨는 이마저 홈페이지 존재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아예 홈페이지를 삭제해 버렸다. 이씨는 현재 이화여대에 재학 중이다. 대주주 지분정보 제공업체인 ‘에퀴터블’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씨는 언니인 이부진 호텔신라 부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과 함께 각각 1970억원씩을 보유, 한국의 여성 부호(富豪) 중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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