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현대차그룹 되려면..`동반성장이 답이다`

대한민국 경제공동체 이끌 동반성장의 힘
현대차, 영업이익율 10% 달성..'플랫폼 공용화'와 '제값받기' 성과
주요 협력사 영업이익률 증가세..2·3차 협력사로 지원 확대
몰아주기 논란 속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통큰 결단
  • 등록 2011-05-04 오후 12:31:00

    수정 2011-05-06 오후 3:04:5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현대차그룹이 '질적 성장'과 '동반 성장'이란 양립하기 쉽지 않은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뛰고 있다.

가장 많이 차를 팔기 보다는 가장 사랑받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고, 부품 협력사들이 좁은 내수에 그치지 않고 수출 시장을 개척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공동체'를 이끄는 동반성장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는 속에서 품질 좋은 차로 고객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지다.

그간 현대자동차그룹은 동반성장에는 별 관심없는, 계열사 몰아주기의 폐해가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그룹차원의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부품 협력사들의 영업이익율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제조업체 마의 영업이익율 10% 달성



현대차(005380)의 1분기 영업이익율은 10%. 매년 40% 정도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하는 네이버나 20% 가까이 되는 SK텔레콤에 비해서는 떨어지나, 제조업체에 영업이익율 10%는 '마'의 벽이다.

비수기임에도 좋은 실적을 낸 것은 '통합 플랫폼'과 '제값받기' 덕분. 통합 플랫폼 활용 비율을 작년 34%에서 올해는 66%로 올릴 방침이다.

마케팅 비용을 덜쓰고 해외시장에서 제값을 받은 일도 한 몫 했다. 현대차의 1분기 마케팅비용은 전년동기대비 0.6%p 줄었다. 신차 출시에 따른 비용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해외 브랜드 인지도 증가로 돈을 덜 쓴 것이다. 미국에서는 업계 최저 수준인  1대당 1117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평균판매단가(ASP)는 1만5500달러로 전년대비 14.3% 늘어났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무려 19.8%, 44% 늘어났다.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 고급차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다.

원자재가 압력불구 주요 협력사 영업이익율 증가세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의 계열사인 11개 부품사의 영업이익율은 1999년 7.7%에서 2009년 상반기 9.3%로 높아졌지만, 비계열 1차 부품업체는 같은 기간 4.6%에서 2%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작년부터 주요 1차 부품업체의 영업이익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라공조의 경우 지난 2009년 영업이익율 4.68 %에서 2010년 5.79%로 늘었다. 에스엘의 영업이익율은 2009년 3월 4.61%에서 2010년 3월 현재 4.82%로 증가했다.    상신브레이크는 2009년 4.72%에서 2010년 6.34%로, 대원강업은 2009년 1.31%에서 3.85%로 증가했다. 2차·3차 협력사로 가면 다시 쪼그라 들지만, 원자재가 상승 압력을 감안했을 때 나름 의미있는 숫자로 보인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 주력산업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율 6~7%면 좋은 것이고, 현대차 비계열사들은 잘 나오면 5~6%이며, 대부분의 2· 3차 업체는 3%대여서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면서 "최근 현대차 그룹의 상생분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예전에 비해 협력사들의 영업이익율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012330)의 영업이익율은 2010년 1분기 12.8%에서 2011년 1분기 11.1%로 다소 줄었다. 부품사업 부문보다 모듈사업 부문의 비중이 증가한 때문이다.

FTA로 열리는 수출시장 진출 지원..2·3차 업체로 상생 확대

현대차그룹은 올 해 대기업 중 최초로 바뀐 동반성장지수에 의해 평가받는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했다. 구매담당 임원 평가시 동반성장 실적을 평가하고, 협력사들의 대외 수출을 도우며, 상생의 범위를 2·3차 협력업체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올 해 현대차,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 현대제철(004020), 현대위아(011210), 현대로템 등 현대차그룹은 펀드와 네트워크론 등 약 1700억원과 직접지원 2500억원을 포함 4200억원의 자금을 협력사에 지원키로 했다. 작년보다 1300억원 늘어난 규모.

위탁관련 정보 통보 시스템을 운영해 하도급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요 원자재를 대량 구매해 협력사에 공급해 주는 '원자재 사급'의 규모도 1조3850억원까지 늘어난다. R&D 기술지원단을 통해 협력사 특허 출원을 지원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 . 성진피앤티 노경원 이사가 ‘우수협력사 벤치마킹’에 참가한 2, 3차 협력사 직원들에게 공장 현장에서 개선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1차 우수 협력사인 디엠테크와 성진피앤티 공장에 세방정밀(플라스틱), 가나공업(프레스금형) 등 95개 2·3차 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기회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3차 업체들이 1차 협력사로 부터 프레스기계 녹방지 노하우나 절삭가공칩 제거 및 장비 수명관리 노하우 같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것.

현대모비스는 구체적인 날짜를 잡진 않았지만, 2·3차 업체 반응이 좋아 1회성으로 끝내진  않을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구매본부 김순화 부사장은 "협력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 및 품질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협력사와 함께 기술전시회도 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한 임원은 "상생이란 누가 무언갈 희생해서 누구를 무조건 돕는게 아니라, 함께 경쟁력을 키워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자는 것"이라면서 "현대차에도 납품단가를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구매총괄본부가 있지만 이 곳에서 생산물량이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지 않고 납품가를 후려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계열사 몰아주기 논란, 글로비스 지분 매각으로 통큰 해결

▲ 최근 현대글로비스로 이름을 바꾼 물류업체 글로비스. 정몽구 회장은 경제개혁연대와 지분 양도에 합의했다.


의미있는 소식은 또 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3월 경제개혁연대와 자신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086280) 지분(18.11%) 전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통크게' 합의했다.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을 합리적인 기간 내에 처분하기로 약속하면서 쌍방 항소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 주주들이 정몽구 회장 등이 자회사인 글로비스에 부당지원하고, 회사의 기회를 유용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인데, 정 회장측은 손해배상 뿐 아니라 '책임있는' 기업인으로서 자신이 가진 모든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기기로 했다. 

한편, 공정위와 경실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출자총액은 2007년 5조5820억원에서 2010년 7조2660억원으로 30.17%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설비투자는 3조3580억원에서 4조5390억원으로 증가해 35%가 늘었다.

출총제 폐지이후에도 설비투자가 크게 늘지 않았다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15대 재벌중에서는 양호한 수준. 현대차그룹의 경우 3개년 출자총액증가률에서 3개년 설비투자증가률을 제하면 -4.8%이지만, 금호아시아나(84.4%), 현대중공업(104.8%) 등은 설비투자에 비해 출자총액이 월등히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되려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   현대차가 잘 나가면 현대모비스가 함께 잘 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한라공조와 상신브레이크, 그리고 세방정밀과 가나공업, 그 밑의 4·5차 협력사들까지 잘 나가는 기분좋은 '대한민국 경제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은 시작 단계다. 하지만 현재 그 첫 걸음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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