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이번 중국 유망 기술 기업 투자는 미래기술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미래 자동차 분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3년 간 4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대응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오는 22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취임하는 것을 계기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운전자 안면 인식해 비서 역할까지
딥글린트는 중국 내 AI를 활용한 영상 인식 분야 선도 스타트업 중 하나다.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 행동 패턴 등을 이미지로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딥글린트의 안면 인식과 분석 시스템은 50m 거리에서 10억명 중 한 사람의 얼굴을 1초 내에 판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지분투자는 딥러닝을 활용한 차량내부 동작인식, 패턴분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모비스와 딥글린트의 기술 협력은 △차량 보안 인증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차량 내 가상비서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AI 안면인식 기술은 운전자의 얼굴이나 시선, 표정을 분석한다. 운전자가 주행 중 졸고 있는지, 전방 주시 상태가 불안한지,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등 다양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알람 경고를 준다. 운전자의 감정 상태를 읽고, 피곤한 운전자에게 기분 좋은 음악을 틀어주어 주는 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차량 전장 제어 기술, 센서, 생체 정보 등을 활용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술 경쟁력을 딥글린트의 영상 인식 기술과 융합하면 차량 탑승자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6월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에 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스트라드비젼과의 협업은 자율주행용 차량이 센서를 통해 외부 객체를 인식하는 데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며, 이번 딥글린트와의 협업은 자율주행차량 내부에서 운전자와 탑승객들의 얼굴과 행동패턴을 분석해 커넥티드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1년까지 미래차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센서와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센서 융합, 배터리셀, 연료전지 분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제휴, 지분투자,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개방형 협업을 통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투자와 ICT 관련 신사업 추진이 주 업무다.
현대모비스는 전략적 투자 외에도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미래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은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전장 기술과 ICT 융합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영역은 개방적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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