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기자24시]거리두기 3단계 발동된다면… ‘언택트 국회’ 어떻게

수도권 중심 코로나19 재확산에 다시 긴장하는 국회
회의실에 투명 칸막이, 원격화상 토론회도
‘언택트’로 빠르게 전환 중이나 민의 수렴 고민도
  • 등록 2020-08-23 오전 6:00:00

    수정 2020-08-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지난 21일 당대표 회의실에 낯선 물건이 등장했습니다. 높이 1m 남짓 투명한 재질의 칸막이가 회의 테이블 위 자리마다 올려져 있었습니다. 비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데요. 수도권에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세가 이어지자 마련했다고 합니다. 회의에 참석한 김태년 원내대표는 신기한 듯 중지로 이음새 부분을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말차단 칸막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마스크를 쓴 채 악수 대신 주먹인사를 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이제 새롭지 않습니다. 회의실마다 놓인 손소독제, 본청과 소통관을 오갈 때마다 거쳐야 하는 체열측정도 이제 익숙합니다.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바뀐 국회의 풍경입니다.

익숙해지는 듯했던 코로나19 속 국회는 다시 어수선합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입니다. 유력 정치인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자 국회도 잔뜩 웅크렸습니다.

국회가 우려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입법부 기능 마비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인원이 오가는 곳이기에 정부 지침보다 더 강화한 방역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지난 2월에 한차례 셧다운을 겪은 터라 더 긴장하고 있습니다. 필수 의정 공간을 제외한 시설은 폐쇄되거나 출입이 제한됐습니다. 각 상임위는 축소된 형태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의원실이 주최하는 국회 토론회를 비롯해 기자회견 등도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보좌진 역시 필수 인원이 아니면 되도록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고 각 당의 당직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가 한산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 이상으로 격상되면 어떻게 될까요. 국회사무처가 배포한 국회 방역매뉴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단계로 접어들면 외부에서 국회로 통하는 방법은 사실상 완전 차단됩니다. 국회 구성원의 종교행사와 동호회 활동도 전면제한되며 시민을 위해 공개하는 국회 운동장과 테니스장, 예식장도 셧다운 됩니다.

출입기자 역시 마찬가집니다. 국회는 3단계 격상시 출입기자실 이용 전면제한을 검토하게 됩니다. 기자회견장 역시 최소한의 기자만 출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일시적인 취재를 위해 발급하는 출입증도 전면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회는 셧다운이 현실화했을 경우를 염두에 둬서 비상 회의운영방안 마련에 이미 착수했습니다. 국회법을 개정해 원격영상회의시스템을 통해 각 상임위원회뿐만 아니라 본회의 의결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9월 정기국회에는 시스템이 갖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대면 방식의 토론회는 이미 시도됐습니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제도 및 대응체계 개선 방안’인데 참석자들과 화상을 통해 토론했습니다. 첫 시도이다 보니 실수도 나왔으나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코로나19로 더 많은 것이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언택트 국회’로 전환되며 여야가 상대방을 노려보며 고성을 지르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사라지지 않겠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주요인사나 인사청문회 등에 쏟아지던 카메라 세례도 앞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일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출입제한으로 썰렁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코로나19로 움츠리느라 민의 수렴이라는 국회 본연의 역할에서 멀어지는 것은 다소 우려스럽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국민의 소리를 듣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방역에 소홀해서도 안되는 만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국회의 고민이 깊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고영민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동학대 제도개선 토론회를 국회 최초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