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한솥밥' 먹던 약사들…의약계 발전 위해 뭉쳐

조선혜·원희목·김대업, 3대 의약단체장들의 각별한 인연
2007년 원회장,대한약사회장 재직시 셋이 호흡맞춰
3대 회장,약가인하,공동생동폐지등 정책공조 눈길
3대 회장 모두 개혁성향이어서 주요현안 의기투합
  • 등록 2019-04-17 오전 5:00:00

    수정 2019-04-17 오전 5:00:00

[이데일리 류성 기자]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조선혜)가 오는 23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북 무주에서 개최하는 협회 이사회 모임에는 뜻밖의 외부 손님 2명이 참석한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이 이례적으로 격려차 이 모임 첫날에 합석할 예정이다. 의약품유통협회가 올해 처음 갖는 이날 이사회 모임에는 의약품유통협회 이사진 50여명이 참석한다.

조선혜 회장이 이번 모임과는 사실상 별다른 관련이 없는 원회장과 김회장에게 개인적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짬을 내 모임에 참석해 달라고 부탁하자 두 사람 모두 흔쾌히 초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조회장은 “서울에서 3시간 이상 걸리는 무주까지 오기가 쉬운 여정이 아니었을텐데도 두분은 두말없이 요청에 응했다”며 “이번 의약품유통협회 행사에도 남다른 의미와 힘을 실어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의약 관련업계는 의약품유통협회 공식행사에 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대한약사회 회장이 동석하는 것을 두고 “의약분야 ‘트로이카’로 손꼽히는 이들 3단체 회장간 친분이 그만큼 두텁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입을 모은다. 의약품유통협회에서 개최한 이사회 모임에 다른 양대 협회 회장이 모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조회장의 설명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제조업), 한국의약품유통협회(도매업), 대한약사회(소매업)는 국내 의약분야의 대표적인 3대 단체로 각각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그간 협회별로 관할 영역과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다르다보니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협회간 다른 목소리를 내며 충돌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왔다.

하지만 서로 각별한 관계를 갖고있는 이들 3단체 회장이 취임한 이후 단체간 갈등의 목소리는 수그러들고 ‘협력’이라는 키워드가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김종필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국장은 “어느 때보다 3대 단체간 단결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 3대 회장이 특별한 친분관계를 갖게 된 배경에는 이전에 ‘한솥밥’을 먹은 독특한 경험이 자리한다. 이들이 함께 인연을 본격적으로 맺기 시작한 시점은 원희목 회장이 지난 2007년 대한약사회 회장에 연임되면서부터다.

당시 대한약사회의 원회장 집행부에 조회장은 제약유통분야 상임이사로, 김회장은 대한약사회 산하 대한약학정보화재단의 수석부이사장으로 각각 합류해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원회장이 약사회장직을 마친 이후에도 이들 세사람은 원회장 당시 집행부 모임인 ‘서초포럼’을 통해 수시로 만나며 친분을 지속적으로 다져왔다.

원회장과 김회장의 첫 만남은 90년대 초 원회장이 강남구약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약분쟁, 의약분업, 약대6년제 전환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개혁파 그룹에 속해있던 원회장과 김회장은 의기투합, 흔들리지 않은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여기에 3대 회장 모두 이례적으로 ‘약사’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 협회간 업무나 의견 조율등을 할때 역대 어느 회장단 때보다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의약품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3 단체장은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고민거리가 생기면 서로에게 수시로 자문을 구할 정도로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회장과 원회장은 각각 1955년생, 1954년생으로 나이가 엇비슷해 사적인 자리에서는 서로 말을 트며 고민거리를 허심탄회하게 상의하며 지낸다. 조회장은 숙명여대 약대를, 원회장은 서울대 약대를 각각 74년에 들어간 입학동기이다.

이에 비해 김회장은 1964년생으로 다른 두 회장보다 10살 가량 다소 나이차가 있지만 친밀도 측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게 협회 안팎의 얘기다. 실제 김회장은 조회장과 원회장에게 개인적인 자리에서는 “누님”과 “형님”으로 호칭하며 깍듯하게 모시고 있다. 조회장은 “김회장이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전화해 누님으로 부르면서 도움을 요청하면 다소 의견이 다르더라도 들어줄 수밖에 없게 된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12일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린 김대업 신임 대한약사회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원회장은 “같이 호흡을 맞춰본 분들과 의미있는 일을 할수 있는 찬스가 왔다. 김회장, 조회장과 힘을 합쳐 약업계 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겠다”며 3대 회장간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제네릭 약가인하 제도와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제네릭약을 개발하는 공동생동 제도 폐지등 주요 정책들도 이들 3대 회장간 단합을 더욱 굳히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유통업계나 약사회 입장에서는 정부의 정책개편으로 2만여종에 달하는 난립하는 제네릭들이 대대적으로 정리되면 사업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입장이어서 서로간 이견이 없다는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조회장은 “제네릭 약이 넘쳐나다보니 제약유통업계는 물론 약국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그간 재고관리를 하기가 가장 큰 부담이었다”며 “제네릭약 종류가 간소화되면 제약을 도소매하는 쪽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제약바이오협회도 제약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들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네릭 약분야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다른 두 단체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다보니 정부정책에 대한 3 단체간 이견은 거의없고 오히려 한방향으로 가자는 컨센서스가 단단하게 조성돼 있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원회장은 “이전에 함께 일하던 조회장과 원회장을 세월이 흘러 이제는 각자 의약품 관련 분야 대표단체의 회장으로 만나게 된 것을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의약업계의 발전을 위해 3단체가 힘을 모아 이바지를 해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선혜(사진 왼쪽)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과 원희목(중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 등 국내 3대 의약단체 회장이 과거 ‘한솥밥’을 먹으며 쌓은 각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국내의약 현안에 대해 탄탄한 공조체제를 과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사진은 이데일리DB 및 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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