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현장)5만이 연 `릴레이 행동`.."가자 청와대로"

북파공작원 단체, 서울광장 점거..행사장소 옮겨
거리시위 중 시민들 속속 합류....끝없는 대열
"가자 청와대로"..시위대 막아선 경찰버스에 `불법주차` 스티커로 항의
  • 등록 2008-06-06 오전 9:38:02

    수정 2008-06-06 오후 3:20:31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현충일 연휴를 앞둔 5일 저녁 7시. 29번째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문화제’이자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이 서울 덕수궁 앞에서 시작됐다. 지난 한달 반 동안의 촛불 열기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드러내 듯, 이날 행사는 시민 5만명(경찰추산 2만)이 참여해 태평로 일대를 인파로 메웠다.

열기가 고조되면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높아졌으나, 첫날 분위기는 큰 마찰없이 평온하게 유지됐다. 경찰이 시위대와의 접촉을 최대한 피한 가운데, 시위대 역시 충돌을 막기 위해 애썼다.

당초 이번 문화제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파 공작원들과 특수 첩보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북파공작원(HID) 특수임무 수행자회’ 회원 200명이 ‘호국영령 및 북파공작원, 국가유공자' 합동 위령제 개최를 이유로 서울광장을 점거하면서 행사장소를 옮겼다.

이날 집회에는 대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서총련)과 전국학생행진 등 대학생 단체들이 주도했다. 서울대와 성신여대, 서강대 등이 쇠고기 수입반대를 이유로 동맹휴업에 돌입했고, 고려대는 이날까지 동맹휴학 결의를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 거리시위 중 시민들 속속 합류....끝없는 대열

시위대는 저녁 8시20분경 “가자 청와대”를 외치며 덕수궁 앞을 출발했다. 남대문과 명동, 종로 등을 거치며 “국민이 승리한다” “민주주의 쟁취하자” 등의 구호가 등장했다. 가두시위는 1시간가량 이어졌고 퇴근한 넥타이 부대들이 도중에 참여하면서 대열은 늘어졌다.

동맹휴업에 들어간 서울대 학생들의 참여열기가 뜨거웠다. 서울대 학생들은 1500명가량 참여했는데, 정작 오후에 열린 학내 집회에서는 500명만이 나왔다는 게 학생들의 전언. 학생들은 각각 동아리와 학과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나와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다음의 한 재테크 카페에서는 회원들이 검은천에 ‘謹弔 大韓民國 民主主義’(근조 대한민국 민주주의)라는 글귀가 새겨진 플랜카드 제작해 참여했다. 을지로 부근에서는 저녁식사를 위해 외출한 한 가족도 시위에 참여했다. “국민 대다수의 여론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 세종로가 최전선..“가자 청와대로” 시도 이어져

밤 9시10분 경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까지 진출한 시위대는 겹겹이 쌓여있는 경찰버스와 마주쳤다. 경찰은 방어선이 뚫리지 않도록 경찰 버스를 도로 전차선에 걸쳐 주차했다. 시위대는 경찰버스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이며 항의했다.

경찰과 대치가 이어지자 박석원 광우병 쇠고기 반대 대책회의 공동 상황실장은 "자유롭게 발언도 하고, 노래도 하고, 밤새도록 4000만 국민들의 난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광화문 일대에 연좌를 하면서 연주 공연을 즐기거나,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 등을 사와 담소를 나누는 풍경도 연출됐다. K대의 한 학생은 광우병 투쟁에 미온적인 자교 총학생회를 탄핵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청와대 진입시도를 계속했다. 밤 10시30분경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2000명(경찰추산 1000명) 가량의 시위대는 독립문 쪽으로 행진했다. 독립문에서 광화문쪽 진출로를 이용해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봉쇄로 실패했다. 물대포 등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는 없었다.

서울대 총학생회 등 1500명가량 학생들도 경찰의 자교 학생 폭행에 항의하기 위해 경찰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HID 서울광장 점거 배경..“아리송”

HID 특수임무 수행자회의 갑작스러운 서울광장 점거 배경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HID 수행자회 일부 회원들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유족 만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우병 대책위 한 관계자는 “HID 수행자회의 위령제는 매년 판교 일근에서 치러졌었는데, 갑자기 이 회 간부들의 청와대 방문 이후에 장소가 서울 광장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책회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HID 위령제가 정식 신고 된 행사였냐 라는 질문에 “아무런 사전 고지 없이 행사장 쓰겠다며 점거했다”라며 “서울시에는 쓰고 난 뒤에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라고 답했다.

HID수행자회의 갑작스러운 점거로 한 때 시위대와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이 서울광장 일대를 봉쇄해 큰 마찰은 없었다. 대책회의에 따르면 HID수행자회는 6일까지 서울광장을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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