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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겨우 3년이 흘렀다. 그러나 무한대의 통계적 확률을 가졌다는 바둑에 알파고가 등장하여 이세돌과 커제를 물리치더니, 바둑 규칙만을 알고서 딥 러닝 8시간 만에 인간 최고수를 능가함으로써 ‘무에서 유’를 창조한 알파고 제로에 이르자 우린 생각이 달라졌다.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는 트랜스포머, 메트릭스와 같은 공상과학영화가 마치 현실화될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저소득층 일자리의 83%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더이상 이러한 변화를 혁명이라고 얘기하는데 이의를 달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역사적 대전환기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상상력이 자극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불안도 공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 Chain), 클라우드(Cloud), 데이터(Data)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신기술 ABCD가 확산되면서 금융 부문에도 핀테크로 대변되는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골드만 삭스가 스스로를 ‘금융회사가 아닌 IT 회사’라고 선언한 2015년 이후 국내 많은 금융회사들도 앞다투어 디지털 변혁을 부르짖고 변화의 물결에 뒤지지 않기 위해 핀테크 랩을 운영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은행 업무의 90% 이상이 사람과 마주할 일 없이 처리되고 있고,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을 대신해 상담도 하고 투자도 조언해주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고는 하지만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각종 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대다수 인간의 일자리와 생각을 빼앗을까 두려워지는 세상이기도 하다.
탈규격·탈규제·탈이념·탈권위의 4가지 궤도 이탈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영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경영자들은 과거의 일사불란한 일방적 명령이나 지시로서는 더이상 조직을 경영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경영자보다는 직원들이 더 전문적이고 뛰어난 시대다. 직원들이 스스로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이들을 자율적 주체로 인정하고 권한을 과감히 위임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경영이 필요하다. 기술 간의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상황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흔히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실패의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축적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핵심 역량이 길러진다고 한다.
또한 경영자는 복잡성이 심할수록 단순화를 지향해야 한다.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영자들은 뭐라도 하려고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가 복잡성(complexity)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특히 위계질서와 관료주의 전통이 심한 기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복잡성에 빠지면 본질적이지 않은 일에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시장 경쟁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생각과 행동을 단순하고 일관되게 보여주어야 한다. 리더의 행동방식이 조직 문화에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경영자가 제대로 변화나 기술을 알지 못하고 부하직원들에게 의존하다 보면 ‘주인과 노예의 역설’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제대로 변화를 선도하여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 변혁을 이끄는 리더의 운명이며 자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