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계모 되고 싶었던 마음, '밤의 여왕' 위한 준비였죠"

21세기 최고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내달 18일 롯데콘서트홀서 6년 만에 내한공연
오페라 속 왕족들이 노래들로 프로그램 꾸려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법 같은 순간 나누고파"
  • 등록 2023-04-24 오전 5:30:00

    수정 2023-04-24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렸을 때 백설공주의 못된 계모가 되고 싶었어요. 이미 (그때부터 ‘밤의 여왕’ 역을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생각해요.”

21세기 최고 소프라노로 불리는 디아나 담라우(52)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밤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독일 출신의 담라우는 안젤라 게오르규, 안나 네트렙코와 함께 현존하는 세계 3대 소프라노 중 한 명으로 불린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 역을 맡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지금까지 스무 가지 버전의 ‘마술피리’에 출연하며 매번 다른 모습으로 ‘밤의 여왕’을 보여줬다.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사진=롯데문화재단)
담라우는 자신이 연기한 ‘밤의 여왕’에 대해 “여왕이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못됐는지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6년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밤의 여왕’을 처음 맡았던 때의 기억도 생생하다. 그는 “두 번째 아리아를 부를 때 저를 6미터 높이의 달 모양 세트에 넣고 쉬는 시간 매달아 놓았다”며 “기다리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모차르트에게 기도하며 결국 달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서 (무대를) 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담라우는 오는 5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6년 만에 내한공연을 연다.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Kings & Queens of Opera)이라는 제목으로 오페라에 등장하는 왕과 여왕의 음악을 선보인다.

오페라 속 왕족을 대표하는 노래들이다. 그 이면엔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는 것이 담라우의 설명이다. 그는 “정말 흥미로운 것은 왕관 뒤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우리는 이들(왕과 왕비들)이 우리 모두와 똑같이 평범하면서도 사적인 인간 문제로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고 느낀다”며 “어떤 작곡가들은 왕관의 화려함과 외로움 사이에서 이들이 겪는 영혼의 아픔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사진=롯데문화재단)
이번 공연에선 남편이자 정상급 성악가인 바리톤 니콜라 테스테가 함께 한다. 두 사람은 2017년 내한공연에서도 함께 무대에 섰다. 이 공연에서 담라우는 한국 가곡 ‘동심초’를 앙코르곡으로 선곡해 한국 관객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한국 가곡을 부를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내가 공연하는 나라에서 그 나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멋진 자세이며, 이런 도전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아쉽게도 2017년 첫 내한공연 이후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공연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오페라에서도 2008년 이후엔 이 역할을 맡지 않고 있다. 담라우는 “‘밤의 여왕’은 일정 기간 할 수 있는 역할로 성악가와 그가 지닌 목소리와 경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며 “극한의 도전적인 역할보다는 미래와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성악을 전공했지만 다른 장르의 음악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특히 K팝에도 관심이 많다. 담라우는 “K팝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어서 K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6년 전 서울에서 보낸 시간은 마법 같았다”며 “이번 공연에선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법 같은 순간, 기쁨, 깊은 감정 등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사진=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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