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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마음이 복잡하다.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마음 한쪽에 물가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의 기준금리 1.5%와 같은 수준이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7명의 위원이 찬성했지만, 두명의 위원은 반대 의견을 냈다. 기준금리 인상에 꾸준히 반대하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함께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통화정책회의는 과반 이상의 득표로 결정하지만, 사실상 합의방식으로 진행된다. 의장이 방향을 결정하면 웬만하면 따르는 게 관례다. 그래서 대부분 만장일치 결정이 나온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스케줄을 보여주는 점도표에도 변화가 없었다. 기존과 똑같이 내년 세번, 내후년 두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내년 미국 경제를 걱정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미국의 경제가 더 좋아지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물가에 대한 연준의 고민은 여전했다. 연준은 성장 전망을 높게 잡으면서도 물가 상승률에 대한 내년 전망은 지난 9월에 발표했던 1.9%에서 바꾸지 않았다.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가에 대한 걱정이 연준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렵다.
물가가 목표했던 2%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시장은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저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 훼손된다. 중앙은행이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