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한 '진짜 이유'는?[마켓인]

롯데 3133억원에 미니스톱 인수 화제
빅3 구축에 퀵커머스 거점 확보 평가
2018년 매각 때보다 가격 할인 영향
빅3 구축보다 '추월당하지 말자' 의지
출점 제한…점유율 높일 마지막 기회
  • 등록 2022-02-01 오전 8:10:00

    수정 2022-02-01 오전 8:34:5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롯데그룹이 편의점 업계 5위인 한국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화제다. 업계 안팎에서 BGF리테일(282330)의 CU와 GS리테일(007070)의 GS25와 함께 롯데의 세븐일레븐이 ‘빅3’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이 밝힌 표면적인 밸류업(가치상향) 플랜은 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 확보에 따른 퀵커머스(즉시배송) 거점 확대다. 그런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롯데그룹이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유는 앞선 이유말고 더 꼽을 수 있다는 게 자본시장의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롯데지주(004990)는 지난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3133억6700만원이다. 본입찰에 나섰던 신세계그룹 이마트24와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식자재 유통사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며 인수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 막판 유력 인수자로 급부상했다는 점이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롯데그룹 측은 예비 실사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인수전을 관망하다 본입찰 시점 뛰어들어 인수까지 성공했다. 전략적인 관망이었는지, 막판 입장 급선회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론적 관점에서 봤을때 의도적인 관망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의도적 관망일 것이라는 관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2018년 미니스톱 첫 매각전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롯데그룹은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유력 후보로 꼽혔다. 본입찰에서 4300억원 가까운 금액을 인수가로 써내기도 했다. 그러나 매각가가 마뜩잖았던 일본 이온그룹이 미니스톱 매각을 철회하면서 3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실적 지표 등의 변화는 있었겠지만 첫 매각전 당시 실사로 통해 회사를 훑어봤을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실사에 재차 나서기 보다 어떻게 하면 최종적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을 짜는 게 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가격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미니스톱 실적이 하향세를 그리면서 인수 이후 ‘승자의 저주’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롯데 입장에서 보면 당장의 매출보다 인수에 따른 시장점유율(MS) 확보와 신사업 전개를 위한 교두보(매장) 확보가 더 중요했다는 설명이다.

넘쳐나는 유동성에 내놓는 매물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적용되는 현 분위기상 매각가가 2018년보다 떨어진 점은 요즘 말로 ‘오히려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과거 롯데그룹이 제시한 4300억원과 실제 인수금액을 비교하면 37% 가까운 격차를 보인다. 본입찰에 나선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심리적으로 가격을 받아들이는 인식이 달랐을 것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일각에서는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유에 신세계그룹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쉽게 말해 편의점 빅3를 구축을 위해서라기 보다 이마트24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편의점 업계 시장점유율 4위인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전국 매장 수가 8000개 수준에 육박하게 된다. 1만여개인 세븐일레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현재의 ‘3강 프레임’ 대신 ‘2강 2중’ 프레임으로 재편됐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신세계그룹 이마트(139480)가 지난해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와 온라인 패션 쇼핑몰 ‘W컨셉’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한편 SSG닷컴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상황도 여러모로 고려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편의점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 때문에 점포 수 확대가 사실상 한계에 봉착한 게 이유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신규 출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미니스톱이 대안이 됐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가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른 상황에서는 매장 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편의점 수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상황이다 보니 이런 부분도 (인수) 계산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수 이후의 PMI(인수후 통합) 작업에도 눈길이 쏠린다. 일부 부실 점포에 대한 처리 여부는 물론 세븐일레븐으로 일원화할 것인지, 아니면 당분간 미니스톱과의 동행 체제를 이어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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