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수요 둔화에 실적 부진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실적 전망치는 매출 20조2254억원, 영업이익 8407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21조3343억원·영업이익 2조3683억원) 대비 각각 5.2%, 64.5% 감소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올해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에는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과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에 4400억원 가량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를 제외해도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유례없는 철강시장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러시아 전쟁 여파로 철광석 등 원자재값이 빠르게 치솟는 사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철강 수요는 둔화하면서 생산 원가 부담만 커지고 수익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뿐 아니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 3사 모두 4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004020)은 4분기에도 영업이익 급락을 겪었던 3분기만큼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4분기 매출은 6조7464억원, 영업이익 3327억원이다. 전년 동기 실적(매출6조4405억원·영업이익 7721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4.8% 늘지만, 영업이익은 56.9%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부터 2주 넘게 이어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도 철강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15일간 이어진 파업에 따른 철강업계 피해액을 약 1조5000억원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을 포함한 주요 5개사의 출하 차질을 92만톤(t)으로 추산했다.
다만, 해당 피해액은 파업 기간 출하하지 못한 철강재 무게를 일괄 계산한 것으로 실제 철강사들의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피해 금액을 집계해보지는 않았지만, 파업 기간 나가지 못한 철강재들이 다시 출하되면서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코로나 봉쇄 완화에 수요 회복 기대
다만 이달 초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미국도 내년부터 공급망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도로교통과 전기차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의 인프라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산업정책은 소재 내재화와 제조시설 확충,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정통 인프라 투자로 공급망 재편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비주거 부문 건설은 철강 사용 집약도가 높아 철강 수요에서 주택만큼이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다. 이에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얼마나 빠르게 정책을 추진하는지에 따라 철강 수요 회복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주요국 정책에 따른 수요 개선 기대감과 실제 부진한 업황이 상호 충돌하면서 수요 등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하반기 들어 중국 코로나 지역봉쇄 완화로 철강 수요가 나아지면서 업황이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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