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은 새로운 규범…탄소배출 줄이면서 매출 늘릴 것”

김진두 아진 P&P 대표 인터뷰
국책과제 ‘산업용 대용량 대온도차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 주관
제지 공정서 배출 백연 고효율 에너지원으로 재활용
“최대보다 최초에 촛점”…선투자·기능성 포장재로 성장 유지
2025년 매출 5000억·영업익 500억 목표…내년 IPO도 준비
  • 등록 2023-09-25 오전 6:55:00

    수정 2023-09-25 오전 10:26:33

[대구=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지속가능성은 꼭 지켜야 하는 새로운 규범이다. 목표가 아무리 정당해도 수단이 어긋난다면 달성할 수 없다. 회사의 매출 향상이라는 목표를 지향하면서도 탄소배출이나 에너지사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22일 대구 본사에서 만난 김진두 아진P&P 대표는 지속가능성과 ‘2050넷제로’(탄소중립)가 최근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밝혔다. 기업부설 기술 연구소장을 겸임하고 한국펄프종이공학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그는 친환경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춘 기업활동을 강조했다.

김진두 아진P&P 대표(사진=아진P&P)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 주도…“업계 친환경 에너지 획득 기대”

아진P&P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인 ‘산업용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 국책과제에 선정됐다. 오는 2027년 12월까지 산업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원으로 진행하는 이 연구는 아진P&P를 포함 15개 산·학·연이 참가한다. 연구비는 국비 210억원을 포함해 총 330억원에 이른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을 맡았다.

히트펌프란 폐열 등의 열을 회수해 에너지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장치로 에너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유럽 및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히트펌프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세계 히트펌프 시장은 2021년 703억달러(약 93조9559억원)에서 2030년 1394억달러(186조 3081억원)로 성장이 예측된다. 국내 산업공정에서 히트펌프가 보급된 사례는 아직 없다.

김 대표는 “히트펌프란 1만RPM이 넘는 고속의 터보 형태다. 유럽은 고속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윤활도 해야 하고 베어링을 지지하기 위한 프레임도 큰 형태라 대규모 구조에 가격도 비쌀 것”이라며 “우리는 자기부상 열차 형태와 같은 ‘자기 베어링’을 이용해 모터를 띄운 형태로 개발 중이다. 자기베어링은 단순한 구조로 계획대로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지업계는 열원의 80%가량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대체 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건조과정에서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를 많이 쓰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업종에 해당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할당 대상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가 제지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그는 “이번 과제를 통해 제지산업 맞춤형 히트펌프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업계로 확대한다면 제지업계 전반에서 에너지 비용 저감·탈탄소화 실현이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지 공정에서 발생하는 증발공기(백연)를 고효율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면 백연 저감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진P&P는 ‘수전해’ 설비도 구상 중이다.

수전해란 물에 전기에너지를 가해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발생한 수소는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쓰고 산소는 폐수 처리용 미생물을 키우는 데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산소공급을 위한 별도의 기기를 운영하면서 전기와 비용을 쓰고 있는 만큼 수전해 설비를 완성하면 에너지원 획득과 산소 설비 대체라는 1석 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아진P&P 실적 추이.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실적 비결은…“선투자와 트렌드 맞춘 기능성 포장재 개발”


아진P&P는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매출 추이를 보면 2020년도 1900억원에서 2021년 2600억원, 지난해 3000억원에 근접했다. 김 대표는 비결로 ‘선투자’와 ‘트렌드에 맞춘 기능성 포장재 연구개발’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 특수가 있기 전에도 종이 포장재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하고 지난 3년간 500억원 가까이 투자를 해서 생산규모를 늘렸다”며 “코로나 팬데믹 시기 택배시장이 급격히 팽창했을 때 늘어난 수요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회사가 기존 메이저급 회사와 규모의 경쟁을 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므로 최대보다는 최초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과일·채소의 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틸렌 가스를 흡착해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JKW’ 시리즈나,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가벼우면서도 유사한 강도를 가진 ‘M’ 시리즈를 개발한 것은 특수한 기능성을 갖춘 제품 선호에 대응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진두 아진P&P 대표(사진= 아진P&P)
아진 P&P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3100억원, 300억원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

최근 몇 년간 골판지 업계가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조정기에 들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김 대표는 머지 않은 시간 내에 새롭게 도약할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플라스틱 비닐 사용 비중이 많고 종이류 사용은 적은 편”이라며 “세계적으로 탈플라스틱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지류와 플라스틱 사용 비중이 선진국처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그때 종이포장지가 급격히 팽창하는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내다봤다.

직원들의 스타트업 창업도 적극 독려한다. 현재도 공장 화재 시 알람 시스템을 갖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회사 소식을 전해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는데 이 역시 직원들의 작품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들이 의욕을 갖고 스타트업 창업을 한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 우리 회사에 필요한 기술력이 있다면 협업할 수도 있고 성장 후 아진의 관계사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지금의 지원이 먼 미래 회사에 큰 힘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진P&P의 사업은 제지와 포장부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매출 비중은 제지가 85%, 포장은 15% 수준이다. 제지부문은 지난 8월 대규모 설비투자를 마무리했다. 향후 신규 설비투자는 포장부문에 집중, 내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2025년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세운 상태다. 당초 올해로 계획했던 기업공개(IPO)는 올해를 넘어 내년도 시장 분위기를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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