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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공동구매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켓이 화장품업계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입점 채널을 마련하기 어려운 중소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까지 가세해 SNS 마켓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26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SNS 마켓을 비롯한 국내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스타그램 공동구매로 대표되는 SNS 마켓은 정확한 시장규모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속 성장 중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공동구매를 의미하는 ‘공구’ 해시태그로 검색을 하면 나오는 게시물만 약 160만건에 달한다. ‘공동구매’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도 34만5000건이 넘는다.
인스타그램 공동구매를 통해 팔리는 품목은 의류, 식품, 건강보조식품, 소형 전자기기까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단연 화장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는 1만3490개에 달한다. 지난 6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오프라인에 판매 채널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일단 헬스앤뷰티(H&B) 매장이 주요 화장품 유통 채널로 급부상했다. H&B 매장에 입점하지 못한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은 온라인 외에 마땅한 유통 채널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지도는 낮지만, 제품력을 갖춘 화장품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의 인지도에 기대어 판매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판매 구조는 간단하다. 먼저 업체가 수만에서 수십만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제품을 일정 수량 공급한다.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에서 공동구매 글을 확인한 뒤, 해당 인플루언서의 블로그 등을 통해 양식에 따라 제품 구매 의사, 수량 등을 밝히고 돈을 입금한다. 통상 공동구매를 이용하면, 정가보다 30%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 화장품업체는 제품을 한 번에 여러 인플루언서에게 공급해 인플루언서 간 실적 경쟁을 유도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끈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넘버에잇 쿠션’, ‘볼라욘 미스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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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SNS 마켓을 통한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대기업 화장품업체들도 SNS를 통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7월과 8월에도 구독자 45만명에 달하는 유튜버 ‘홀리’와 판매를 진행했다. 컨실러와 쿠션 세트를 판매했는데, 사내 소셜 마켓 진행 사례 중 각각 최단 시간 완판, 최다 수량 완판 기록을 세웠다.
로드숍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인스타그램 공동구매를 눈여겨보고 있다. 내년부터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공동구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인스타그램 공동구매를 통해 제품을 구입할 경우, 정품 여부나 환불 절차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한다. 사업자등록이 돼 있지 않은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을 구입할 경우 추후에 문제가 발생해도 보호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공동구매 제품 100개를 점검한 결과 이중 57개 제품이 허위·과대광고를 하고 있다고 보고, 시정·고발 조취를 취한 바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SNS 마켓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제 중소화장품 업체들도 제품력만 갖춘다면, 저비용으로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검증되지 않는 제품도 있는 만큼, 구매 전 충분히 관련 정보를 검색한 후 이용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