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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서울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에서 40%로 낮아졌다. 이로인해 8월 주택 매매는 급감했지만,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이 줄어든 대출수요자들이 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로 몰리면서 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생계를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했던 사람들이 주로 ‘대출 갈아타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자금용도별 현황을 보면 주택구입 목적은 50%였고, 나머지는 기존 대출 상환(16.4%), 생계(11.9%) 등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고 있었다.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최근 더욱 불붙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은 7월말(92조5289억원) 대비 5882억원 늘어났다. 국내 시중은행 3곳(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8일 기준 99조192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539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풍선효과’에 정부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주택담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대출의 범위를 기존 대출과 신용 대출 등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모든 금융기관의 원리금 상환액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 방식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고 보금자리론, 디딤돌 대출 등 정부 지원 주택금융 상품에 대한 자격 요건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인사청문회 당시 “DSR 도입시 원하는 만큼 대출이 종전처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취약계층이 대부업체나 사채업자에게 가는 등의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서민금융체계를 재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TV·DTI 강화로 모자라는 대출금을 신용대출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높아 대출 질 악화가 우려된다. 저소득층에 한해 금리를 인하해 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