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 절반 감축·전국민고용보험…코로나로 암초 만난 文정부 노동정책

“올해 산재 사망사고 700대 초반 감축…작년 대비 20%↓”
文정부 임기 내 500명대 감축 공약 사실상 불가능
고용한파에 고용보험기금 고갈위기…“보험료 인상 귀결”
전문가 “섣부른 보험료 인상, 전국민고용보험 찬물”
  • 등록 2021-02-04 오전 12:00:00

    수정 2021-02-04 오전 12: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임기 내 500명대로 절반 줄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산재사망 감축 공약이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설현장 등 산재사망 빈발 사업장에 대한 현장 감독이 어려워진 탓이다. 사회 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추진중인 전국민고용보험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최악으로 치달은 고용위기에 실업급여 지출 규모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고용유지지원금 등 고용보험기금을 사용하는 사업도 늘어나 임금근로자가 내는 고용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서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이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산재 사망사고 700대 초반 감축”

3일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정책 추진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에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500명대로 줄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이행을 위한 추진방안이 담겼다. 또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의 시행 준비 방안도 포함됐다.

고용부는 올해 산재 사망사고 감축 목표를 지난해 대비 20%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잠정 집계된 산재사고 사망자는 882명으로 20%를 줄이면 700명대 초반 수준이다. 다만 이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500명대 감축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앞서 정부는 1000명대 수준이던 산재사고 사망자를 임기 내인 2022년까지 500명대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아래 산재 예방 사업을 강화해 왔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지난 2일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산재 사망·사고 목표를 20% 이상 감축으로 제시했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까지 산재사망 숫자로 연간 500명 이하로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산재사고 사망자가 85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27명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업 현장 안전감독이 어려워진데다 지난해 4월 38명이 숨진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 여파다.

올해는 산재 사망사고 감소를 위해 중대재해 발생 위험요인 중심의 점검과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추락위험 방지조치 △끼임위험 방지조치 △필수 안전보호구 착용 등 3대 안전조치 사항이 주요 대상이다. 또 산재비중이 높은 중소 건설현장에 대한 감독 물량을 올해 1000만개소로 확대하고, 본사에 대한 감독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또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시행 전 기업이 자율적인 산재예방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대기업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상 신설된 대표이사 안전보건 계획 수립 및 이사회 보고의무 이행을 지도한다. 3년 동안 적용이 유예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유해위험요인 관리 등 기술지도, 안전투자 혁신사업 등을 통해 산재예방체계 구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 차관은 “작년을 반성하면서 올해 예방·점검과 감독을 대대적으로 다시 시행할 것”이라며 “왜 재해가 일어났는지 등 현장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조사하고 그것을 토대로 점검을 폭넓게 진행해 위험요인을 개선해내는 예방감독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실업대란에 고보기금 고갈 위기…“보험료 인상 불가피”

고용부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그러나 대책의 주요 재원이 되는 고용보험기금이 고갈 위기에 몰리면서 임금근로자가 내야 하는 고용보험료의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현행 보험료율은 1.6%로 근로자와 사업주가 각각 0.8%씩 부담한다.

먼저 1분기 내 40만명이 넘는 근로자의 고용유지를 지원한다. 올해 고용유지 목표는 78만명 수준으로 1분기에만 절반 이상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움을 겪는 집합제한·금지업종에 대해서는 휴업수당의 90%까지 지원수준도 높인다. 또 올해 예정된 104만 2000명 규모의 직접일자리 사업은 1분기 중 83만명 이상을 조기 채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여행·항공업에 대해서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여전한 실업상황과 함께 정부가 확대할 고용유지지원금, 정부의 공공일자리 이후 실업급여 지출까지 감당해야 하는 고용보험기금이 고갈 위기에 놓였다. 기금은 지난해까지 4조 7371억원의 적자가 났고, 올해도 2조 3744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4조 6997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이에 차입금 상환 등으로 인해 기금 고갈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고용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 차관은 “고용기금의 사업에 대한 소요가 실업급여 등으로 커졌고 일부 사업은 일반회계로 이관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지만, 일반회계도 최근에 재정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재정건전화 방법은 보험료율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험료율 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수형태근로자나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 등 일하는 모든 국민에게 고용보험 적용하는 이른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추진에 보험료 인상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험료가 낮을 때 전 국민을 가입자로 만들고 여력이 있을 때 보험료를 인상하는 게 순서”며 “보험료를 먼저 올리면 적용 대상을 넓힐 때 반발이 거셀 수 있기 때문에 인상은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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