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人]권오준 포스코 회장, 쇄신 칼날 매섭다

"순혈주의 버리고 외부인재 받아들여"
2년내 계열사 절반으로 축소..수뇌부 물갈이
  • 등록 2015-07-20 오전 5:00:20

    수정 2015-07-20 오전 5:00:20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경영 2년차에 접어들면서 개혁의 색깔을 보다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창사이래 최대 위기라는 조직 내부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았고, 개혁의 칼날이 더 매세워지고 있지만 내부 체질 개선을 이루기까지 갈 길이 순탄치 않다.

포스코는 전·현직 고위층과 정치권의 유착 등을 의심받고 있으며 검찰수사로 대내외적인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또 철강경기 불황 속에 지금의 사업구조가 계속된다면 그룹 전체 동반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계열사를 포함한 2분기 포스코 매출은 15조1894억원, 영업이익 68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18.2% 줄었다. 외형이나 내실 모두 뒷걸음질한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포스코의 주가는 지난 주 11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17일 포스코 주가는 19만 7500원 2004년 이후 처음으로 20만원대가 붕괴됐다. 2004년 당시 한국전력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현재는 15위까지 밀린 상황. 특히 권오준 회장이 불과 이틀전 직접나서 비장한 표정으로 그룹전체 고강도 쇄신안까지 내놓았지만, 주식 시장의 반응이 싸늘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제공=포스코)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가 2달 넘는 고민끝에 내놓은 경영쇄신안은 48개의 국내 계열사를 오는 2017년까지 절반으로 축소하고, 2005년부터 투자 계획이 있었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오디샤 프로젝트’와 같은 해외 사업도 과감히 중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은 업종별, 분야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모든 거래를 100% 경쟁계약으로 전환해 청탁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곧바로 후속조치를 단행해 강력한 실천의지까지 보여줬다. 과거 투자실패와 경영부실에 관련된 임원 43명을 인사조치했고 성과가 부진한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사업과 부실기업 논란이 제기된 성진지오텍 인수와 관련해서도 해당 관계자를 문책했다. 포스코P&S, 포스코엠텍, SNNC, 포항스틸러스, 포스코AST 대표도 바로 교체했다.

아울러 내부 개혁을 추진할 수뇌부의 진용도 새롭게 갖췄다.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사장을 포스코 경영인프라 본부장에, 최정우 부사장을 본사 가치경영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그룹 임원 인사를 했다. 포스코에너지 신임 대표이사에는 윤동준 사장을 임명했다. 윤 사장의 자리 이동으로 포스코는 3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권 회장과 김진일 철강생산본부장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특히 그룹 경영 쇄신안을 마련한 가치경영실에 큰 변화를 추진한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가치경영실은 철강생산본부, 철강사업본부, 재무투자본부, 경영인프라본부 등 4개 사업본부의 업무를 조율하며 회사 경영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홍보 업무를 총괄하는 포스코 PR실장에는 정창화 포스코건설 CR센터장(전무)을 선임했다.

최고 의사결정을 내릴 곳은 단순하게 정리하고, 대내·외 소통창구 역할을 할 곳에는 전문성을 먼저 고려했다는 평가다. 또 포스코의 신성장 동력이나 개혁의 선두에 서야 할 사업부에는 무게감 있는 인물을 앞세워 힘을 실어줬다.

권 회장이 임기 절반을 마쳤지만 쇄신안은 아직 청사진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 각자가 쇄신의 주체라 생각하고 기꺼이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하자”고 임직원들에게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결국 포스코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위기의식과 상실감을 얼마나 개혁의 에너지로 바꿀수 있느냐가 권 회장과 포스코 쇄신안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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