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역사적인` 날인데도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증권사 지점장들 얘기로는 객장에서 환호소리나 박수소리를 듣기도 힘들었고 객장을 지키는 개인투자자들 역시 평소와 다름 없이 조용했다.
예전 같았으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순간 잭팟이라도 터트린 양 환호 소리가 들려오고 증권사 객장 주변 음식점과 술집은 주식투자자들로 넘쳐났을텐데 말이다. 물론 객장에 아이를 업은 아줌마나 장바구니를 든 아줌마가 나타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제 차익실현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고유가와 금리인상 기조 등 국내외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 최고치를 경신했으니 곧 깊은 조정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경계심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어제(7일) 지수가 장초반부터 강하게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 경신` 신호를 미리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2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것도 어찌보면 이런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간밤 유가는 3주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고 뉴욕 증시는 올랐다. 그러나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로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은 카트리나가 발생한 당일까지만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위협을 지적했고 시카고 연방은행의 마이클 모스코우 총재도 꾸준히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어짜피 상승이 있으면 조정도 따르기 마련이다. 증시는 앞으로 조정과 상승을 반복하며 다시 먼 길 가기 위한 바닥을 다져야 한다.
다행히 94년 11월 고점을 찍었을때와 비교해면 낙관적인 면이 많다. 당시는 경기가 정점에 달해 꺾이기 바로 직전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저점을 통과해 상승국면 초입에 서 있다.
기관화 장세였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주식형수익증권에 몰린 자금은 이번이 60% 이상 많다. 고객예탁금도 3배에 달한다.
"정상에 서서야 알았습니다. 그 너머에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모 증권사 광고 카피처럼 증시는 결국 정상에 올랐고 새로운 세계를 봤다. 그러나 보는 데에서 그칠 것이냐, 아니면 밟아볼 것이냐는 유가와 금리, 글로벌 경기회복에 달려있다. `카트리나` 여파부터 시작해서 3분기 기업실적까지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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