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단계적 제재 나서는 美…우리 기업 영향은?

러시아 은행 2곳 제재대상 올렸지만…
대형은행 빠져..1차적 압박카드 수준
스위트망서 러시아 배제시 대혼란 발생
반도체 수출 제한 카드시 공장가동 중단
  • 등록 2022-02-24 오전 7:13:59

    수정 2022-02-24 오전 7:13:5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우크라이나 영토에 군을 투입하겠다는 러시아의 발표에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 서방 진영이 일제히 경제·금융 제재로 즉각 응수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까지는 상징적 수준에 그쳐 충격은 미미하지만, 향후 러시아 대응에 따라 ‘초강력 제재 패키지’가 나올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우려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invasion)이 시작됐다”며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제재 방침을 밝혔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특수은행인 PSB 및 42개 자회사를 제재대상에 올려 서방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했으며 이들에 대한 해외 자산도 동결하기로 했다. 서방 금융권에서 러시아의 국채 발행 및 거래 역시 전면 중단해 돈줄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 금융기관은 대부분 소규모 은행으로, 러시아의 대형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VTB 등은 이번 제재안에서 제외됐다. 아직 러시아가 전면전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1차적 압박 카드를 던진 수준인 셈이다. 대체로 이번 ‘1차분 제재’만으로는 러시아에 큰 타격을 주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러시아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아직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산업, 에너지업계와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현재까지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전면 침공 등을 감행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국제사회가 검토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는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방안이다. 달러화 결제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실제 실현될 경우 수출, 수입 기업 모두 대금을 받고 결제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위안화, 루블화 등 다른 통화로 환전해서 대금을 결제해야하는데 이 경우 각종 환전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김꽃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스위프트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카드는 상당한 고강도 제재로, EU와 조율이 필요하고 자칫 달러의 기축통화 위치도 흔들릴 수 있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쉽게 실행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경제제재 압박으로 인해 루블화가 평가절하되고 현지 기업들이 환차손이 발생하는 문제가 크다”고 언급했다.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러시아식으로 적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러시아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히는 방안도 우리 기업에 부담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러시아로 직접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은 많지 않지만, 자동차와 가전공장이 러시아에 있어 필수부품 공급이 불가능해질 경우 공장 운영이 멈출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제재가 실현될 경우 무역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현지 법인의 본사 송금 제한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면전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여러 시나리오를 갖고 컨티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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