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땅값은 평택 절반인데 분양가는 똑같다?

  • 등록 2015-10-01 오전 5:45:00

    수정 2015-10-02 오전 8:18:18

△정부가 공공택지 내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액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 7년간 14차례 연속 올려준 폐해가 곳곳에서 고분양가로 나타나고 있다. 기본형 건축비에 거품이 끼면서 민간택지보다 건축비가 비싼 공공택지 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택지인 세종시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LH]


거품낀 ‘기본형 건축비’의 역습…공공택지 아파트 건축비, 민간택지 훌쩍

8월 분양 ‘힐스테이트 세종2차’ 건축비, ‘힐스테이트 평택’보다 6000만원↑

‘광교 아이파크’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고덕숲 아이파크’ 건축비 추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 아파트의 공사 원가 개념인 ‘기본형 건축비’를 2009년 3월 이후 7년간 14차례 연속 과도하게 올린 폐해가 전국 곳곳에서 고분양가로 나타나고 있다. 거품이 잔뜩 낀 기본형 건축비 탓에 같은 건설사가 비슷한 시기 전국 공공·민간택지에 각각 분양한 아파트의 건축비가 공공택지에서 오히려 10~3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땅값이 싼 공공택지에 기본형 건축비까지 높여주는 바람에 분양가 상한제를 스스로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땅은 반값인 세종 아파트 분양가 ‘건축비’ 30% 높여 경기 평택과 동일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0대 건설사들이 올해 5~8월 경기도 광교신도시와 세종시 등 공공택지에 공급한 아파트의 건축비가 서울과 경기 평택시 등 민간 택지에 분양한 같은 브랜드 단지보다 11.4~30.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본형 건축비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민간택지의 건축비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인상됐다는 방증이다.

현대건설(000720)이 지난 8월 세종시 2-1생활권 M4블록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세종2차’ 아파트(전용면적 59~123㎡ 1631가구)는 같은 달 평택시 세교도시개발사업지구 1-2블록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평택’(전용 64~84㎡ 822가구)과 평균 분양가가 3.3㎡당 920만원대로 같았다. 세종시와 달리 평택 세교지구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민간택지다. 두 단지의 전용 84㎡형 아파트 기준 대지비를 비교하면 각각 6663만~6664만원, 1억 2400만~1억 2436만원으로 세종시 아파트가 평택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도 분양가는 모두 3억원 선으로 책정됐다. 대지비가 반값인데도 분양가가 같은 이유는 건축비에 있었다. 두 단지 건축비는 각각 1억 9626만~2억 5877만원, 1억 5724만~1억 9800만원으로 세종 아파트가 오히려 6000만원 가량 높았다.

건설사들은 이에 대해 분양사업의 수익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사업성이 좋은 공공택지에서 상한제 범위 내 최대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분양이 잘 되는 세종시에서는 홍보·마케팅 비용과 인건비·자재비 상승분 등 각종 비용을 건축비에 포함했고, 사업성이 나쁜 평택에서는 모두 자체 충당했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지역별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분양이 잘 되는 곳에서 수익을 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브랜드 아파트 ‘건축비’…수도권 신도시가 강남 재건축보다 비싸

과도한 기본형 건축비 탓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건축비를 넘어서는 수도권 신도시 분양 단지도 생겨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6월과 8월 광교신도시와 서울 강동구에서 각각 선보인 ‘광교 아이파크’(전용 84~91㎡ 958가구)와 ‘고덕숲 아이파크’(전용면적 59~108㎡ 687가구)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590만원과 1900만원 선으로 30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두 단지의 대지비는 전용 84㎡형 아파트 기준 각각 4억~4억 89만원, 2억 7920만~2억 7987만원으로 강남권인 고덕숲 아이파크가 40% 이상 비쌌다. 반면 건축비는 각각 2억 321만~2억 5989만원, 2억 4960만~3억 949만원으로 광교 아이파크가 오히려 5000만원 가량 높았다.

대림산업이 지난 5월과 6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과 광교신도시에 분양한 ‘e편한세상 신촌’(전용 59~114㎡ 1910가구)과 ‘e편한세상 테라스광교’(전용 84~273㎡ 317가구)도 마찬가지였다. 두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2060만원과 1800만원 선으로 3.3㎡당 3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 전용 84㎡형 기준 대지비는 각각 4억 3044만~4억 9318만원, 2억 4195만~3억 45만원으로 e편한세상 신촌이 두 배 가량 비쌌다. 그러나 건축비는 각각 2억 1306만~2억 4412만원과 2억 4233만~3억 92만원으로 공공택지에 공급한 e편한세상 테라스광교가 20% 이상 더 높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체들이 사업성이 좋은 공공택지에 공급할 아파트 분양가를 상한제 범위 내에서 높여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기본형 건축비가 포함된 공공택지의 건축비가 민간택지에 비해 과도한 지는 현장별 분석을 통해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 10대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5~8월 서울·수도권과 세종시 등의 공공·민간택지에 각각 분양한 같은 브랜드 단지의 전용 84㎡형 아파트 ‘분양가·대지비·건축비’ 비교. [자료=각 단지 입주자모집공고문·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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