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3일 펴낸 자산배분 월보를 통해 이달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낙폭의 일정부분 되돌림을 전망했다. 주식 내에서는 미국 및 한국 시장을 선호하고, 중국 외 신흥국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변동성 확대의 주된 원인이었던 인플레이션이 진정돼야만 할 것”이라며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고 금리상승세 둔화 및 투자심리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짚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바스켓에서 3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거비는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가격은 공급부족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임대료는 주택가격에 12~16개월 정도 후행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1년 이상 주거비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던 공급 병목 현상이 해소되고 있는 것이다. 장현철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봉쇄 조치에도 중국 해상운임의 하락 추세가 아직 흔들리지 않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또 리오프닝 기조로 내구재에서 서비스로의 소비 전환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의 급등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그는 “오는 11일에 발표될 4월 소비자 물가지수부터 기저효과 소멸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난 3월과 같은 전월대비 상승률 0.3%를 유지한다고만 가정해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히 둔화할 수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가 제어하기 어려운 원자재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 물가의 안정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더 가팔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자재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전쟁과는 별개로 공급망 재편에 힘입어 공급 부족이 예상만큼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통과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서비스 물가의 상승보다 내구재 물가 상승 둔화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거다. 시간이 흐르면서 에너지와 식품의 물가상승률도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4월부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2분기 중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이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고 금리 상승의 기울기도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 심리 안정과 더불어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하락도 멈추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