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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지난해 8월 2.55%로 역대 최저 수준에서 12월 2.79%로 4개월 만에 0.24%포인트(포인트) 급등했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폭도 8월 0.04%포인트에서 넉 달 사이 0.05%포인트, 0.08%포인트, 0.07%포인트로 가팔라지는 흐름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로 전체 대출평균금리 역시 12월 기준 연 2.74%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5월 연 2.82% 이후 최고치다.
12월 기준 가계 대출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은 일반 신용대출이다. 신용대출액이 급증하면서 금융권 규제가 시작됐고 금리를 끌어올렸다. 일반 신용대출은 이 기간 2.86%에서 3.5%로 0.64%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11월 3.01%에서 12월 3.5%로 0.49%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18개 은행의 평균 금리는 3.8%대로 일부에선 4~6%대 신용대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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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기업 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2.68%에서 2.73%로 0.0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12월 기준으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금리는 각각 0.02%포인트, 0.03%포인트 증가해 전체 기업 대출은 0.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비해 금리가 낮은 대기업 대출 비중이 11월 39.2%에서 42.9%로 확대된 영향이다.
가계대출 상승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어난 988조8000억원에 달한다. 증가폭은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 역시 1월 말 기준 135조24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5918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작년 12월에 443억원 줄었으나 1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연초 뿐 아니라 연중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부분 변동금리를 기반으로 하는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최근 몇 달 사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월 0.8에서 12월 0.9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나온 금융태도 지수도 기업보다 가계 일반 대출에 더 깐깐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가계대출의 대출행태지수는 ‘-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3), 중소기업(-6), 가계주택(-6)에 비해 가장 까다로워졌다.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조건이 완화된 것을, 마이너스인 경우 반대로 강화된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