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넘은 ‘카스·하이트’ 힘 다했나..수익 곤두박질

오비, 작년 영업익 전년대비 30%, 하이트진로 42% 감소
클라우드·수입맥주와 경쟁에 비용증가..브랜드 파워 약화
  • 등록 2015-04-08 오전 6:00:00

    수정 2015-04-08 오전 6: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스무 살이 넘은 맥주 브랜드 ‘카스’와 ‘하이트’가 시장에서 고전을 지속하고 있다. 점유율을 지키기도 빠듯한 데다 클라우드, 수입맥주 등과 경쟁하느라 수익도 예전같지 못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스를 판매하는 오비맥주와 하이트를 판매하는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수익은 모두 크게 감소했다.

오비맥주 ‘카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53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83억원으로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1조8723억원으로 전년대비 1.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37억원으로 무려 41.8% 줄었다.

두 회사 모두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이 증가한 것이 수익 악화의 원인이 됐다. 소비 침체에 신생 맥주인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수입맥주 등과 경쟁을 펼치려다 보니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악취논란에도 전체 맥주 시장점유율이 전년대비 3%포인트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와 수입맥주에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국내 한 대형마트에서 카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50%대가 깨졌다. 수입맥주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서 카스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다.

브랜드의 올드한 이미지도 매출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가 양분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 이렇다 보니 이들 양사는 제품 개발보다는 마케팅이나 영업에만 치중해왔다.

주류업계 한 전문가는 “맥주의 경우 소비자가 인지하는 브랜드의 신선도가 평균 10년 정도다”며 “하지만 국내 시장은 오비와 하이트가 경쟁하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 관리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출시된 카스는 20여년이 지나면서 브랜드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하이트진로 뉴하이트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993년생인 하이트를 ‘뉴하이트’로 리뉴얼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뉴하이트 출시 직후에는 점유율이 반짝 상승했지만 이후 점유율이 제자리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부문 매출은 7465억원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소주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을 대입하면, 하이트진로의 부진이 맥주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이트가 뉴하이트로 리뉴얼 한 시기도 지난해 4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리뉴얼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올해 역시 두 회사가 수익을 크게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주류가 클라우드의 생산량을 두 배 늘림에 따라 지난해보다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 수성을 위해 비용을 쏟아야 할 상황이다.

수입맥주에 이어 고급 수제맥주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세법 개정으로 병과 캔으로 된 수제맥주 출시가 잇따르며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화하고 있다. 카스와 하이트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맥주 점유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100억원 증가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점유율 빼앗기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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