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카스를 판매하는 오비맥주와 하이트를 판매하는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수익은 모두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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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매출은 1조8723억원으로 전년대비 1.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37억원으로 무려 41.8% 줄었다.
두 회사 모두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이 증가한 것이 수익 악화의 원인이 됐다. 소비 침체에 신생 맥주인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수입맥주 등과 경쟁을 펼치려다 보니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악취논란에도 전체 맥주 시장점유율이 전년대비 3%포인트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와 수입맥주에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국내 한 대형마트에서 카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50%대가 깨졌다. 수입맥주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서 카스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다.
주류업계 한 전문가는 “맥주의 경우 소비자가 인지하는 브랜드의 신선도가 평균 10년 정도다”며 “하지만 국내 시장은 오비와 하이트가 경쟁하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 관리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출시된 카스는 20여년이 지나면서 브랜드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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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부문 매출은 7465억원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소주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을 대입하면, 하이트진로의 부진이 맥주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올해 역시 두 회사가 수익을 크게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주류가 클라우드의 생산량을 두 배 늘림에 따라 지난해보다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 수성을 위해 비용을 쏟아야 할 상황이다.
수입맥주에 이어 고급 수제맥주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세법 개정으로 병과 캔으로 된 수제맥주 출시가 잇따르며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화하고 있다. 카스와 하이트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맥주 점유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100억원 증가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점유율 빼앗기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