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발견’

“췌장·간 이외 뼈·뇌·소장 등 상호작용 통해 혈당조절”
다양한 치료 경로 따른 약물 부작용 문제 해결이 관건
  • 등록 2007-10-28 오후 3:13:03

    수정 2007-10-28 오후 3:13:03

[조선일보 제공] 세계는 지금 ‘당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 세계 당뇨 인구는 1억7000만명. 미국에서는 한해 7만3000여명이 당뇨로 사망한다. ‘21세기 전염병’으로까지 불리는 당뇨는 20년 뒤 전 세계 환자 수가 3억6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당뇨환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10명 중 1명꼴로 당뇨를 앓고 있는 것이다.

당뇨의 위협이 거세지면서, 당뇨를 정복하기 위한 연구는 오히려 탄력이 붙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당뇨와 혈당조절의 개념을 뒤집는 연구결과들이 등장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지금까지는 췌장과 간이 혈당조절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왔지만, 그뿐 아니라 뼈·뇌·소장·면역계 등 체내 다양한 기관이 상호작용을 통해 혈당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 세계적으로‘당뇨병 정복’경쟁이 치열하다. 아일랜드 제약연구소의 연구원이 당뇨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조선일보 DB뉴욕타임스는 16일 이러한 연구성과들을 소개하면서, “당뇨병 정복을 위한 새로운 단서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로버트 리자 박사(미국 메이요 의료원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이 상승하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른데도 지금까지는 똑같은 약을 처방할 수 밖에 없었다”며 “다양한 혈당 조절 메커니즘을 알아내게 되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전망했다.

지난 8월 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내놓은 동물실험 연구결과는 그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것으로 꼽힌다. 뼛속에서 만들어지는 오스테오칼신이란 단백질이 인슐린처럼 혈당 조절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특히 오스테오칼신은 인체가 인슐린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하는 기능과 인슐린 생성량을 높이는 기능을 둘 다 수행한다는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금까지 나온 당뇨병 치료제는 둘 중 하나의 기능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생성량은 높이지만 민감성은 떨어뜨리는 종류가 대부분이다.

연구를 이끈 제라드 카센티 박사는 “오스테오칼신이 사람에게도 같은 작용을 한다면, 제2형 당뇨(인슐린 부족으로 인한 당뇨 유형) 환자들에게 특별하고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혈당 조절과는 무관하게 여겨졌던 뇌도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식욕·성욕·체온 등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는 체내 포도당·렙틴(지방용해물질)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신호를 받는다. ‘혈당량이 높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뇌는 간의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고, ‘모자라다’는 신호를 받으면 간 기능을 높인다. 마이클 슈와츠 교수(워싱턴 주립대)는 “이러한 뇌의 역할이 손상된 혈당 조절 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 역시 혈당 조절에 한몫을 한다. 음식이 소장에 들어오면 인크레틴이란 호르몬이 소장에서 분비된다. 인크레틴은 음식을 소화시키고 나면 혈당이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췌장에 혈당 조절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에 따라 인크레틴과 비슷한 기능을 하거나 인크레틴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가 현재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비에타’ ‘자누비아’ 등의 신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혈당 조절의 다양한 경로가 속속 드러나면서, 인류가 당뇨병을 정복할 수 있는 길도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과제는 남는다. 다양한 치료경로에 따른 다양한 약물들을 환자가 한꺼번에 복용할 경우, 약물들이 체내에서 어떻게 상호작용 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는 당뇨병 치료제 아반디아가 심장마비 위험을 42%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듯이, 어느 하나의 신체기관엔 도움을 주지만 다른 기관에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판명된 사례도 많다.

알란 솔테일 박사(미시간 주립대 생명과학연구소장)는 “당뇨병에 관한 큰 그림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 중요하고 새로운 목표가 계속 생겨나고 있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찍 하트
  • '곰신' 김연아, 표정 3단계
  • 칸의 여신
  • 스트레칭 필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