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피하려…펀드로 부동산 매입한 뒤 유동화
재간접 리츠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해 유동화시킨 리츠가 아닌, 건물에 투자한 펀드의 일정 지분만을 갖고 있는 리츠를 뜻합니다. 랜드마크 건물(서울스퀘어·강남N타워·삼성물산 서초사옥·삼성SDS 타워)의 일정 지분들을 담아 만든 NH프라임리츠(338100)가 대표적 예죠. 그런데 이런 재간접리츠에는 한가지 문제가 존재합니다. 바로 재간접펀드를 다른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가 담을 수 없게끔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해놓은 탓입니다. 운용보수가 중복으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죠. 주식시장 수급의 양대주축은 기관과 외국인인데, 이 중 한 축인 기관의 상당수가 매수조차 할 수 없다 보니 다른 공모리츠에 비해 NH리츠의 주가 움직임이 더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같은 맥락에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도 우려를 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조금 특이합니다. NH리츠가 각각의 건물 지분율을 5~10% 남짓 들고 있었던 것에 반해, 99%의 지분율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태평로빌딩을 매입해 운용 중인 펀드 ‘이지스97호’의 지분율 99%를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갖고 있는 것이죠. 지분율이 99%나 될 거면 아예 100%로 해서 재간접을 피하는 게 수급 측면에서 나았을 텐데 도대체 왜 재간접리츠로 낼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펀드 단독수익자 문제와 관련된 ‘지분율 99%’
‘지분율 99%’에도 나름의 사정이 담겨있습니다. 사실 이지스자산운용이 자신이 갖고있는 건물을 자신이 상장시키는 것이니 100% 지분율이나 다름없는데 굳이 99%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지분율이 사실상 100%나 다름없기 때문에 NH리츠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NH리츠는 적은 지분밖에 갖고있지 않기 때문에 건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리츠는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가치를 높이는 운용능력도 중요한데 그럴 수 없게되는 것이죠. 그러나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높은 지분율을 통해 건물 가치를 올리는 데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지스자산운용은 아시아 부동산 운용자산규모 세계 3위로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리츠에 추가자산을 편입할 때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자산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될 텐데 이들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전체 투자규모 31조 8000억원 중 오피스가 10조 5000억원(33%)으로 투자풀 역시 풍부해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