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정오(현지시간)를 기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 46대 대통령 임기를 공식 개시했습니다. 이날 3대 뉴욕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7.86포인트(0.83%) 상승한 3만1188.38에, S&P500 지수는 52.94포인트(1.39%) 오른 3851.85에, 나스닥 지수는 260.07포인트(1.97%) 급등한 1만3457.25에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당장 시장의 반응만 보면 월가는 바이든 시대를 환영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역대 미국 대통령의 11월 대선 직후 취임 전까지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S&P500 기준)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총 12.8% 상승했습니다. 이는 1929년 취임한 허버트 후버 대통령(13.3%)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폭이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선거를 치른 터라 오히려 19.9%나 하락했었습니다. 그만큼 바이든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죠. 바이든 시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밀고 있는 친환경 관련주들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월가도 모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켠에선 곧 불어닥칠 바람에 대비해 옷깃을 여미고 있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CEO)은 지난 15일 투자자·애널리스트 컨퍼런스콜에서 ‘정권교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기후변화 대책 강구를 서두를 뿐 아니라 인종차별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여럿 준비해놓고 있다”고요. 모두 바이든 정부가 중시하고 있는 정책과제입니다. 정부가 마냥 우호적이진 않기 때문에 그만큼 눈치를 보고있다고 해석할 수 있죠.
다만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엔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 안심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후버 대통령 이후 재임기간 중 S&P500 연평균 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딱 세 번인데요, △후버 대통령(-30.82%) △닉슨 대통령(-4.05%) △아들 부시(-6.19%) 재임시기로 모두 공화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입니다. 물론 후버 대통령은 경제 대공황을, 닉슨 대통령은 오일 쇼크를, 아들 부시는 닷컴 버블의 정점과 금융위기 사이의 기간을 지났다는 불운이 겹쳤긴 하지만요. 사상 최고가 경신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바이든 정권은 시장과 어떻게 동행할까요? 복잡미묘한 분위기 속에 바이든 정부는 일단은 축포를 쏘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