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리딩기업]"한국 藥시장은 좁다"..제약사들 새 먹거리발굴 분주

  • 등록 2015-03-27 오전 3:00:00

    수정 2015-03-27 오전 3: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새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수 의약품 시장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신무기 장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와 약가인하 정책으로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19조3472억원에서 2013년 19조3365억원으로 쪼그라들 정도로 시장 성장세가 멈춘 상태다.

한미약품 연구센터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업체는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9일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와 6억9000만달러 규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HM71224)의 수출 계약을 맺으며 제약업계 수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R&D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R&D 액수와 비중은 국내 제약업체 중 단연 1위다. 지난 4년간 신약개발에만 44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번에 수출 계약을 체결한 면역치료제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현재 약효지속·투약용량 최소화 컨셉의 바이오신약 6건, 차세대 표적항암제 중심의 합성신약 8건, 치료효율을 극대화한 개량·복합신약 11건 등 총 25건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을 중국의 루예제약그룹과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3가지 당뇨치료 바이오신약으로 구성된 ‘퀀텀프로젝트’를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약효를 연장시켜주는 기반기술 ‘랩스커버리’를 접목해 최장 월1회 투여 당뇨약(LAPSCA-Exendin4), 세계 최초로 주1회 제형 인슐린제제(LAPSInsulin115) 그리고 이 두 약물을 결합한 인슐린복합제(LAPS Insulin Combo)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바이오벤처들과의 협력을 통해 R&D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매진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 알레그로와 2000만달러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알레그로가 개발 중인 망막질환 치료신약 ‘루미네이트’의 한국·중국시장 개발·판매권을
종근당 효종연구소와 연구원들
확보했다.

종근당은 2개의 신약(2003년 항암제 ‘캄토벨’, 2013년 당뇨약 ‘듀비에’)을 배출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자신한다. 지난해에는 임상비용을 늘리고 연구 인력을 대대적으로 증원하며 매출액 대비 13.7%에 달하는 747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올해는 매출액 대비 15%를 연구개발에 집중해 혁신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종근당의 목표는 ‘세상에 없는 신약’(first-in-class) 개발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신약을 개발해도 기존의 약효와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종근당은 해외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고도비만치료제 ‘CKD-732’를 차기 신약 후보로 꼽는다. CKD-732는 종근당이 신생혈관억제효과를 갖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항비만 효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해 2009년 미국 자프겐사에 기술 수출한 약물이다. 고도비만치료제를 목표로 2011년 호주에서 임상 1상과 2013년 2a상(초기 임상)을 완료하고 지난해 말 임상 2b상(후기임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유전성 비만 질환인 ‘프래더-윌리 증후군’ 치료제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올해 1월에는 시상하부 손상으로 인한 비만에도 치료 효과가 확인돼 모두 세 가지의 적응증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CKD-732는 2011년 3월 미국 제약 연구저널인 ‘R&D Directions’가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혁신적 신약에 선정되는 등 향후 기대가 큰 세계적인 신약으로 평가 받고 있다.

종근당은 바이오의약품 분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이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했다. 2세대 빈혈치료제로 평가받는 ‘CKD-11101’은 기존 치료제에 비해 지속적인 약효를 나타내고 주 1회 투여로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녹십자 R&D센터 전경
녹십자는 차별화된 혈액제제·백신 개발 기술을 토대로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수출실적 2억달러를 돌파했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 백신 부문의 지난해 수출액은 약 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0% 성장률을 기록했다.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는 ‘알부민’과 면역결핍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의 혈액분획제제도 중국, 인도, 중동 등 이머징 마켓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세다.

녹십자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으로 플랜트 단위 수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2013년 태국 적십자로부터 혈액분획제제 플랜트를 수주하고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 중 해외에 생물학적제제 플랜트를 수출하는 첫 사례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플랜트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북미 시장을 겨냥해 캐나다에 혈액분획제제 생산시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캐나다 현지법인 GCBT를 설립하고 캐나다 퀘벡 주 정부 및 관련기관과 재정지원·우선구매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9년까지 퀘백 주 몬트리올에 연간 최대 100만 리터의 혈장 처리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녹십자가 개발한 면역결핍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미국 진출을 예약한 상태다. 지난 2013년 말 북미 임상 3상 시험을 마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오창공장이 국제적인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cGMP 인증 및 품목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전경
허가를 준비 중이다.

일동제약은 유산균을 활용한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을 정조준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195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체 유산균 배양에 성공했고 최초의 국산 유산균정장제 ‘비오비타’를 발매한 ‘유산균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일동제약은 별도의 유산균 연구조직과 제조시설을 운영 중이며 유산균과 관련한 연구개발에서부터 원료의 생산 및 제품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산균을 활용한 위 건강, 장 건강, 뇌 건강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구 과제를 진행 중이다. 장-뇌축 이론(Gut-Brain Axis)과 같이 장과 뇌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 만성장질환 치료 유산균 ACT-3302,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억제 유산균 IDCC 3201, 치매예방물질 생성 유산균 IDCC 3801 등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장내 특정 미생물이 인체의 만성적 질환을 유발시킨다는 마이크로비옴(microbiome) 이론에 기반해 유산균테라피 연구를 진행, 항아토피성피부염 프로바이오틱스 ‘RHT-3201’, 항류마티스관절염 프로바이오틱스 ‘CBT-5101’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바이오 원료 공장인 포승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인 50t급 발효기를 갖추고 유산균 제품 등에 사용하는 원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최근 발매된 ‘하이락토’는 일동제약의 유산균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다. ‘하이락토’는 자체 배양한 일동 락토바실루스 람노서스, 일동 락토바실루스 아시도필루스, 일동 엔테로코커스페시움 등 양질의 유산균을 100억CFU 이상 함유한 고품질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보령제약 중앙연구소 전경
보령제약의 기대주는 자체개발한 고혈압신약 ‘카나브’다. 카나브는 1988년부터 12년간 총 500억원 규모가 투입돼 지난 2011년 국산신약 15호로 발매됐다. 카나브는 발매 첫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지난해 3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국산신약 매출 신기록을 바꾸고 있다.

의약품 통계정보 데이터인 유비스트자료에 따르면, 카나브는 지난달 24억7000만원의 처방실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전체 고혈압 단일제 중 처방실적 1위에 올라섰다.

카나브의 해외시장 진출도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카나브는 발매 후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3개국,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총 17개국에 약 2억달러의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맥시코와 에콰도르에서 시판허가도 받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처방이 시작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카나브의 시장성을 높이기 위한 복합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또 다른 고혈압약 ‘암로디핀’과 섞어 만든 복합제를 비롯해 카나브와 고지혈증약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도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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