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집값 폭등이 부른 양극화…바이든까지 움직인다(종합)

4월 케이스-실러 지수 '역대 최고' 14.6%↑
교외 주택 수요↑…모기지 금리 역대 최저
"매우 보기 드문 상승률"…일각서 거품 경고
"부유층 집값만 올랐다"…양극화 우려 대두
바이든, 연방주택금융청장 교체 카드 꺼내
  • 등록 2021-06-30 오전 7:29:45

    수정 2021-06-30 오전 7:29:45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한 단독 주택이 매물로 나와 있다.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집값이 ‘역대급’ 폭등하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이 만들어낸 거품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집값이 오르는 건 자산 유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양극화를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 동시에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움직이고 있어 더 주목 받고 있다.

미국 집값 1년새 15% 가까이 폭등

29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S&P Dow Jones Indices)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4.6% 상승했다. 미국 전역의 집값이 평균 15% 가까이 올랐다는 의미다. 1988년 지수 산출 이후 가장 큰 오름 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5년 9월 당시 14.5%를 뛰어넘었다.

이 지수는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S&P와 부동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수 위원회가 관리를 맡고 있어 공신력이 높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22.3% 뛰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21.6%), 워싱턴주 시애틀(20.2%), 매사추세츠주 보스턴(16.2%) 등 대부분 거점 도시가 두 자릿수 이상 올랐다. S&P 다우존스의 크레이그 라자라 매니징 디렉터는 “4월 집값 상승률은 매우 보기 드문 것”이라고 했다. 지수를 공동 개발한 실러 교수가 CNBC에 나와 “지난 100년간 어떤 자료를 봐도 집값이 지금처럼 높은 적이 없었다”고 했을 정도다.

전월(3월)과 비교한 상승률의 경우 2.1%로 나타났다. 이 역시 사상 최고다. 특히 피닉스의 집값은 한 달 새 3.3% 폭등했다.

주택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수급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심지 아파트를 피해 거점도시와 인접한 교외 주택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도시 주변 집값이 급등했다. 코로나19 이후 풀린 엄청난 유동성도 한몫했다. 현재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3.02%다. 역사적으로 보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 다우존스 지수뿐만 아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이날 공개한 4월 미국 집값 상승률은 15.7%를 기록했다. 1991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근래 공개한 5월 기존주택 매매 중위가격은 35만300달러로 집계됐다. 35만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적정 가격의 주택 재고가 부족하다”며 “신규 수요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했다.

천문학적 부양책, 집값 양극화 커져

일각에서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거품에 대한 지적이 많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부동산 시장 과열과 흡사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동시에 주목 받고 있는 게 자산 양극화 우려다. CNBC는 “집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저렴한 모기지 등이 미국 부유층의 집값을 끌어올렸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위기가 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가 천문학적인 부양책 처리에 골몰하는 사이 양극화 문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악관이 최근 신임 FHFA 청장으로 샌드라 톰슨을 선임한 게 대표적이다. 톰슨 청장은 유색 인정이 집을 사기 위해 더 쉽게 대출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사다. 아울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대료를 내지 못한 임차인의 퇴거 유예 시한을 다음달 31일로 연장했다.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2단계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목소리가 솔솔 나오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QE)의 일환으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사들이면서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로 낮아졌고, 이는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단계별 테이퍼링의 핵심이다. 국채에 앞서 MBS 매입부터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MBS 매수에 따른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낮은 금리가) 치솟는 집값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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