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 들고 생활비를 받는다?’
요즘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고 매월 수익금을 받을 수 있는 펀드와 예금들이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이 힘든 경우, 퇴직금이나 여유자금을 한꺼번에 금융기관에 넣어두고, 이자만 받거나 원금과 이자를 함께 받아 매달 생활비에 보태는 것이다. 보통예금에 넣어두면 거의 이자도 못 받지만 이런 상품에 넣어두면 운용 성과에 따라 높은 수익을 되돌려받을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할수록 이 같은 ‘생활비 지급형’ 펀드나 예금의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벌써 이 같은 생활비 지급형 펀드가 공모펀드 시장의 30%를 넘고 있다. 지급방식도 매월, 매분기, 격월 등으로 다양하다.
작년 말 출시된 ‘아이러브평생직장 채권형펀드’와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 주식형펀드’는 목돈을 투자하고 수익을 매달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뫼비우스블루칩 주식형펀드’는 주식에 60% 이상을 투자해 공격적으로 운용된다. 이 펀드는 무조건 원금의 0.7%를 매달 지급한다. 예를 들어 처음 1억원을 맡겼으면 매달 70만원을 받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이다 보니 주가의 등락에 따라 원금이 불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펀드는 원금이 어떻게 변했느냐에 상관없이 매달 70만원을 준다. 주가가 올라 1억원의 원금이 2억원이 되면 그만큼 오랫동안 받을 수 있는 것이고, 투자금이 반 토막 나 5000만원이 되면 그만큼 짧게 받는 것이다. 현재 대한투자증권에서 판매하고 있고 오는 26일부터 우리은행에서 판매한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작년 말부터 이 같은 상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맡겨 놓은 목돈의 규모에 따라 원리금을 함께 고객에게 돌려주는 형태다. 구조는 상품마다 거의 비슷하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만기 3년짜리 정기예금(금리 연 4.9%)에 예치했을 때 원리금 만기 지급식은 1억1244만원을 한꺼번에 지급하고, 월 이자 지급식은 이자 34만5000원을 매월 지급한다. 그러나 연금형 지급방식을 선택하면 매월 293만원씩 3년 동안 원리금이 분할지급되는 식이다.
하나은행의 ‘하나셀프디자인예금’은 원리금 수령액을 최장 31년까지 늘려서 받을 수 있고, 받는 돈의 액수도 고객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연 4.9%의 금리로 1억원을 맡기고 3년 뒤 만기에 5000만원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설계하면 3년 동안 매달 164만원을 받고, 만기에는 남은 5000만원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은행의 ‘뷰티플라이프 정기예금’은 1개월, 3개월 또는 1년마다 원하는 지급기간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나눠 받을 수 있고, 가입금액은 500만원 이상이다. 국민은행은 50세 이상 고객을 위한 ‘KB시니어웰빙통장’을 팔고 있다. 이 상품은 원리금 분할 지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5000만원 이상 가입 고객에게는 전문 의료진이 연 4회 의료 상담을 해주고, 5000만원 미만 고객들은 전국 제휴 검진센터에서 예약대행 및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