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무리 신경을 쓴다 하더라도 불가피한 노화가 만들어내는 퇴행성 질환이기에 사람에 따라 결국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바로 인공관절수술이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수술이 증가하고 있다.
◇ 로봇수술 건수 4년새 33배 증가
로봇수술은 2018년 국내 첫 도입 후 수술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 428건의 수술이 진행된 이후 2019년 892건, 2020년 3,334건, 2021년 1만 254건, 2022년 1만 4470건으로 늘었다. 4년 만에 33배가 증가했다.
로봇수술의 원리는 먼저 수술 전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로봇에 입력해 환자마다 다른 무릎 관절 구조를 3D로 살피며 분석한다. 이를 통해 수술 시뮬레이션을 하듯 환자 무릎에 맞는 최적의 인공 관절 크기와 각도·위치 등을 고려해 수술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수술 중에는 환자 무릎과 연결된 센서가 다리 정렬 상태를 객관적 데이터로 제공해 다리의 축 정렬을 기존 수술 방식보다 더욱 정교하게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민병원 궁윤배 로봇수술센터장은 “로봇 팔이 수술하기 때문에 오차범위는 0.25~0.75mm 이하 수준이다. 또 사람이 손으로 수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동으로 인한 오차도 없다. 또 혈관이나 신경 등을 실수로 건드리지 않도록 절대 안전 구역을 지정하는 햅틱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궁윤배 센터장은 “실제 수술환자 비율을 보면 여자가 80%, 남자가 20%로 여성 환자들이 월등히 많다. 원인은 보통 남성은 연골의 두께가 3mm인 반면 여성은 2mm로 얇은 점, 골반이 넓어서 일반적으로 무릎 안쪽에 무리가 더 가는 점, 폐경 이후 골밀도가 감소한다는 점 등이 있다”고 말했다.
관절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이 고령층이다 보니 이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 시 내과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복용 중인 약물이 많아 면역력이 취약해 수혈로 인한 감염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또한 수술로 인한 체력적 부담, 합병증, 부작용 등도 수술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인공관절수술 중 62%가 수혈을 받았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궁윤배 센터장의 로봇 인공관절수술 수혈률은 1%에 불과하다.
궁윤배 센터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높은 정확도는 최소 출혈을 넘어 무수혈 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감염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져 빠른 회복으로 이어진다”며 “로봇 수술은 뼈를 절삭할 때 뼈 주변의 인대, 힘줄, 근육 등 연부조직이 손상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 통증감소와 재활치료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술 후 경과도 좋다.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수술 후 보행이 가능해질 때까지 105시간이 걸리지만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보행 가능시간이 77시간으로 하루 이상 빨라졌다. 회복시간도 31시간에서 20시간으로 11시간 단축됐다.
◇ 3가지 종류의 인공관절수술 모두 가능
궁 센터장은 로봇으로 구현 가능한 3가지 종류의 인공관절 수술(무릎 전치환술, 무릎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한 인정의 자격을 모두 갖고 있어 로봇으로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인공관절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올해 업그레이드된 마코로봇 버전 2.0에 대한 국내 최초 연자로 선정되어 해당 술기에 대한 첫 로봇수술인증의 교육과정을 2월 말에 진행할 예정이다.
궁윤배 센터장은 ”로봇 수술에 집중하다 보니 많은 임상경험이 쌓였지만 중요한 것은 수술의 완성도를 높여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고민하고 있다. 환자가 관절 통증에서 벗어나서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의 마모로 인해 발생한다. 연골은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 유지, 발에 맞는 편한 신발 신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 피하기, 충분한 양의 비타민D 복용 등 생활수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평소 걷기나 근력 운동을 통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허벅지는 허리와 골반을 받쳐주고,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기 때문에 무릎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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