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운용사 설립 러시..15곳 진입 채비

국내외 15개 기관, 국내 펀드운용시장 진출 모색
적립식펀드 열풍과 퇴직연금 시행에 따른 자산운용시장 `팽창` 기대반영
운용사 옥석 가려야..우수사 진입 환영할 만하나 부실사 정리도 요구
  • 등록 2006-01-12 오전 11:00:01

    수정 2006-01-12 오전 11:00:01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저금리-고령화` 이슈와 맞물려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문화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맞물려 국내외 기관들이 앞다퉈 펀드 운용사 설립에 나설 채비다.  

적립식 펀드 열풍에 이어 퇴직연금제 시행 등으로 자산운용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운용사 진출을 준비중인 곳만 15곳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의 자산운용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비쳐지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우려의 소리도 만만찮다.

◇15곳 내외 신규 설립 검토중..외국계와 국내 절반씩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운용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다올부동산신탁 두 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직 신청서는 내지 않았지만 준비 단계에 있는 곳은 15군데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회장은 "지난해 말 운용사 설립을 위해 금감원과 접촉하고 있는 곳이 15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절반은 외국계 자산운용사이고, 나머지는 국내 금융권이나 일반 회사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ABN암로와 크레디스위스자산운용, 라자드 등은 이미 서울사무소를 개설해놓고 있다. JP모건와 얼라이언스캐피털 등도 국내에 운용사 설립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UBS와 같이 대형 국내 운용사의 지분 취득을 통해 진출하려는 케이스도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팽창한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특히 작년말 퇴직연금제 시행과 맞물려 간접투자가 더욱 뿌리깊게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주목할 점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운용사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기업도 있다고 한다.

◇"운용사 한 곳으로는 모자라"

현재 운용사 설립을 추진하는 곳중 윤곽이 드러난 곳은 키움닷컴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정도다. 나머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키움닷컴증권은 온라인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를 하반기에 선보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향후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방법은 다르지만 현대증권은 지난해 와이즈에셋운용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정부가 자본시장통합법 추진과 함께 금융권간 '벽 허물기'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업무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사 대부분이 자산운용사 덕에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유리자산운용을 인수한 부국증권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과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어떻게든 펀드 운용사를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한국투자운용이란 대형운용사를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은 추가로 운용사를 설립한다는 방안이다. 장기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전문 운용사 설립한다는 것. 이 운용사는 만기 10년 이상의 중장기 주식형 펀드 1개만으로 운용업무를 꾸려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재민 마이다스운용 사장은 "한국증권과 같이 전문 운용사를 추가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이곳 저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올과 같은 부동산신탁회사도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투자자문사도 운용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업계 양극화 심화..구조조정 필요"..금감원 '골머리'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펀드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반영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신규 운용사 설립으로 시장 규모는 커지겠지만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는 "막연히 새로운 수익원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운용사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운용사가 아닌 일반운용사의 설립은 혼란만 야기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전업 자산운용사는 44곳에 달하며, 이 가운데 자본잠식 상태인 운용사가 30%를 넘는 상황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운용사가 지나치게 많은데다 특화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레드오션'의 전형이다. 

최홍 랜드마크자산운용 사장은 "지난해 자산운용시장이 좋았다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운용사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면서 "펀드시장이 팽창하면서 수수료는 오히려 떨어졌고, 3분의 1 가량의 중소형 운용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신규 운용사를 설립한다고 해도 운용을 잘하지 못하면 바로 도태될 수도 있고 자칫 업계의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부실 운용사를 인수합병(M&A)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중소형 운용사들의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다. 대다수가 자본금 100억원을 투자해서라도 신규로 운용사를 설립하는 게 낫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도 이런 상황에서 쏟아지는 운용사 설립 요청을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산운용산업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펀드 소비자의 이익을 고려한다면 우수 운용사의 진입과 부실사의 퇴출 노력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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