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구원투수 같은 존재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이라고는 출산 지원금과 같은 실효성 없는 내용 뿐이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저출산위는 달랐다. 민간위원 수를 대거 늘리고 매월 포럼을 개최해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등 소통을 강조하며 신뢰를 쌓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최고 수장인 위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맡은 것도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했다.
첫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기존 저출산 대책은 실패했다”며 “심각한 인구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은 지금”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출산장려 정책이 기존의 정책을 넘어서서 여성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발언에 많은 여성들이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저출산위가 발표한 초등학교 입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10시 출근 및 자녀돌봄휴가는 올해 3월부터 당장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뚜껑을 여니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새학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여전히 회사와 돌봄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저출산위 민간위원으로 참여 중인 한 인사는 “회의에 가보면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며 “탁상공론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현재 저출산위는 대통령직속위원회 답게 걸맞게 권위를 갖고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 절실하다.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게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 정부부처는 이해관계만 따질 게 아니라 저출산위와 적극 협력해 대한민국의 저출산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은 당신들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