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②] 김부겸, '노무현 정신' 내세워 거센 추격전

골리앗에 맞선 다윗, ‘노무현 정신’이 핵심 정치가치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 이낙연 호남한계론 맹공
안희정·박원순계 얼굴마담 내세워 세불리기 시도
  • 등록 2020-07-20 오전 6:00:00

    수정 2020-07-20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나라와 당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 후보 등록(20~21일)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을 마친 뒤 “정치적 사표인 노 전 대통령을 다시 생각하면서 나라와 당이 이렇게 어려울 때 어떻게 하셨을지 다시 묻고 싶어 찾았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4·15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인 4월 24일데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재집권의 선봉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김 전 장관은 민주당 `동진`(東進)의 적임자이자 `노무현 정치`의 적자임을 부각하고 있다. 지역주의 타파를 평생 숙원으로 삼았던 노 전 대통령의 노선을 따라 차기 대선 승리를 약속한 그가 입버릇처럼 영남 지지율 40%(300만 표)를 언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나서는 김부겸 전 장관이 18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사람들

지난 2일에도 유튜브 채널 `김부겸TV`에서 청년들과의 취중 토크 소식을 전하며 “사실 (고기)좀 굽습니다”고 했다. 노무현 정치의 적자임을 강조한 발언인데 배경은 이렇다. 지역주의 타파와 보스 정치 탈피를 외치며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멤버들은 15대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하자 깨끗한 정치자금을 만들어 보자며 노 전 대통령, 고 제정구 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선배들과 1996년 `하로동선`(夏爐冬扇)이란 고깃집을 운영한 적이 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통추 조직위 부위원장이었다. 김 전 장관은 “각자 3000만원씩 출자했지만, 돈이 없던 저는 영업부장을 맡아 몸으로 때웠다. 그 실력 어디 안 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연스레 김 전 장관의 최대 우군은 친노(친 노무현) 세력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스승으로 불리는 김 전 의장이 후원회장을, 참여정부 초기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상임고문을 맡았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초반 3당 합당을 거부하고 야당으로 남았던 `꼬마 민주당`과 통추 활동을 함께했다.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에서 기획을 맡았던 강영추 전 관광공사 감사도 합류해 캠프 상임 총괄 본부장을 맡았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박재호(부산 남구을)·고영인(경기 안산시 단원구갑)·권칠승(경기 화성시병)·이해식(서울 강동구을)·정정순(충북 청주시상당구) 의원 등이 김 전 장관 곁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과는 20년 넘게 친분을 쌓았으며 친문 직계로 평가되는 권 의원은 영남 출신으로 김 전 장관의 중·고등학교 후배다. 김 전 장관은 권 의원을 고리로 친문 인사와의 물밑 접촉을 시도 중이다.

캠프 핵심은 새희망포럼·생활정치연구소

김 전 장관은 국회와 약 350m 떨어진 여의도 용산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의원 시절 보좌진을 비롯해 지지 모임인 `새희망 포럼`과 싱크탱크 격인 `생활정치연구소`를 기반으로 전당대회 전략을 짜고 있다. 새희망 포럼은 김 전 장관의 전국 단위 지지모임이며 `친 김부겸`으로 평가 받는 고영인 의원이 이 곳에서 김 전 장관과 인연을 맺었다. 생활정치연구소는 2009년 원혜영 전 의원을 중심으로 발족한 시민정치참여 연구단체다. 20대 국회 이후 김 전 장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애초 마포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으나 김 전 장관이 캠프를 꾸리면서 통합돼 여의도로 옮겼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선한 김 전 장관은 후원자들에게 `소박한 처소`라 소개하며 “이번 총선에서는 실패하고 물러서게 되지만,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정치를 향한 발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대(對)언론 관계와 홍보 등을 맡는 캠프 대변인으로는 김택수 전 대전 부시장과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각각 안희정계와 박원순계로 평가되는 인사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란 조어가 돌 정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평가 속에서 김 전 장관은 꽃가마 타는 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를 젓는 `책임지는 당 대표`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차별화에 나섰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차기 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선 내년 3월 중도 사퇴해야 한다. 이 전 총리와 달리 임기 2년을 채우며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최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지사와도 어떤 식으로든 손을 잡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 선고 당일 “함께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한 김 전 장관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이 지사는) 국민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그 시기 시기마다 문제가 되는 것을 용감하게 치고 나간다. 나만 해도 정치를 오래 하다 보니까 그런 용기가 많이 죽었는데 이 지사는 참 부럽다”고 추켜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를 향한 `구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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