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10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활용해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의 정밀한 위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으며, 더 무거운 것으로 확인됐다.
| 백조자리 X-1 쌍성계 상상도.(자료=국제전파천문연구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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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우리은하에 위치한 지구와 가장 가까운 블랙홀 중 하나이다. 지난 1964년 고층 대기 관측 로켓에 실린 엑스선 검출기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이용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나오는 전파신호를 관측하고, 지구로부터 먼 거리의 천체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삼각측정법을 이용했다. 지구로부터 백조자리 X-1 블랙홀까지의 거리는 기존에 알려졌던 약 6100 광년보다 먼 약 7200 광년 떨어져 있고,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21배로 기존에 알려진 질량보다 약 50% 무겁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밀러존스 호주 커틴대 교수는 “이번 관측을 통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이 이전 가설보다 멀리 떨어져 있고, 더 무거운 블랙홀임을 알게 됐다”며 “무거운 별이 진화해 블랙홀이 되기까지의 형성과 성장과정을 새롭게 밝힐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천문연은 전파간섭계를 활용한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정밀 위치 측정법 고안에 기여했다”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4개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백조자리 X-3 등 블랙홀 관측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 18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