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요건 피한 재건축 아파트…갭투자 타깃되나

올해 말 전 조합 설립 신청하면
실거주 2년 요건 피해
압구정현대·개포6단지·신반포2차 조합설립 눈앞
갭투자 가능한 매물…매수세에 호가 올라
  • 등록 2020-08-19 오전 5:10:00

    수정 2020-08-19 오전 5:10:00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조합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2년 실거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서다. 6·17 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은 최소 2년을 실거주해야지만 조합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데, 법 개정 전(12월 말)에 조합 설립 신청을 하면 이 강제 조건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합설립이 가시화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 문의가 이어지면서 호가는 연일 상승 중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재건축 고민하던 단지도…“우선 조합설립 신청해보자”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아파트는 올해 안에 조합설립을 목표로 주민 동의를 받고 있다. 압구정현대를 비롯해 일대 미성아파트와 한양아파트는 6개 구역으로 나눠서 재건축을 진행 중인데, 이 중 압구정현대 아파트는 △2구역(현대9ㆍ11ㆍ12차) △3구역(현대1~7ㆍ10ㆍ13ㆍ14차) △4구역(한양3ㆍ4ㆍ6차, 현대8차)으로 나눠져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2구역은 이달 말 추진위원회에 이어 올해 말 조합 설립 신청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재건축 추진을 두고 주민들간에 갈등이 컸지만, 6·17대책 이후 “조합설립은 우선 하고보자”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게 2구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친 3구역과 4구역도 올해 말 조합설립이 목표다. 조합설립은 주민 75%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한데, 현재 3구역의 조합설립 주민 동의률은 67%를 넘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르면 11월 말 조합설립 신청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서울시가 압구정동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확정 고시하지 않았지만, 구청의 인가를 받으면 조합설립에는 큰 문제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확정 고시 이전에도 조합 설립 등이 가능하다”며 “확정 고시만 안 됐을 뿐 계획안이 2016년에 나온만큼 이를 근거로 정비구역 지정과 재건축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압구정 일대 아파트가 조합 설립 신청을 서두르는 이유는 2년 실거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서다. 올해 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된 이후 조합설립 신청을 하는 재건축 아파트 집주인들은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만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법 개정 이전에 조합설립신청을 하면 2년 실거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3구역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거세지면서 실거주 요건까지 생겼다”며 “올해 안에는 꼭 신청해서 실거주요건을 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1구역(미성1ㆍ2차) △5구역(한양1ㆍ2차) △6구역(한양5ㆍ7ㆍ8차) 등도 올해 말 조합설립 신청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과천 등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 전 재건축 단지는 72개 단지(5만7283가구)에 달한다. 이 중 추진위를 구성해 조합설립 신청을 앞둔 단지는 37개 2만7533가구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 발표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아파트 일대.
“직접 거주 안해도 돼?”…갭투자 가능해지자 호가 올라

실제 올해 말 조합설립신청이 가시화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호가는 연일 상승 중이다. 실거주 규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 갭투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소 20억원이 넘는 고가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6·17대책 이후 10일만에 조합설립 신청 요건(주민동의 75%)을 마친 신반포2차의 경우도 최근 호가가 1억원 올랐다. 전용 107㎡ 기준 24억원(7월)에 거래됐던 단지의 호가는 현재 26억 5000만원이다.

현재 주민 동의률 80%가 넘어 11월 말 조합설립신청을 앞두고 있는 강남구 개포주공6단지(전용 83㎡)도 현재 호가가 21억 9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20억 9000만원에 거래된 매물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워낙 고가 아파트라 갭투자가 아닌 매매는 흔치 않다”며 “올해 말까지 조합 설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갭투자를 노린 매수 문의는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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