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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가 예상과 달리 합의점을 찾으면서 우리 증시도 안도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어닝 시즌에 본격 돌입한 만큼 국내 상장사들이 높아진 눈높이에 걸맞은 성적표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7~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18% 상승한 2044.61에 장을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높아지며 하루하루 등락을 거듭하는 퐁당퐁당 장세가 연출됐다. 글로벌 증시가 대체로 부진했지만 삼성전자(005930)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이 그나마 투자심리를 살렸다.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주 초반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우려가 컸던 미·중 무역협상이 ‘미니딜’에 이르면서 주말 뉴욕 증시가 급등 마감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류허 중국 부총리를 면담한 이후 양국이 ‘상당한 1단계 무역협정’ 타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 주 예정됐던 중국산 제품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다.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도 주요 변수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제히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대감이 재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른 주가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력업종인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전반적인 상장사의 본격적인 이익 전망 반등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등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코스피 지수의 장기 추세 하단인 2000선을 기준으로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중립 수준의 흐름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황 전개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해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주식시장 초점은 이번 미·중 무역협상 결과와 관련한 작용·반작용격의 상황 변화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코스피가 2000~2050선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기준금리 1.5%에서 0.25%포인트 인하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국감장에서 완화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기준금리는 2년 만에 역대 최저치로 다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