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이데일리가 국내 10대 그룹(자산 기준, 금융사 제외) 및 주요 계열사 2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전망하는 내년도 경영환경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개선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와 똑같거나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40%였으며, ‘다소 개선될 것’이란 응답도 40%를 차지해 동률을 이뤘다. 이 밖에도 ‘다소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20%로 나타났다. 내년 경영환경이 ‘매우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3%였다. 기존 -0.2%에서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한 수치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1.9%를 기록하며 당초 예상보다 높았던 만큼 향후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 전반의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이 같은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이어 경영 불안 요소 2위로 꼽힌 것은 ‘미·중 무역분쟁’(35%)이었다.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국내 기업들의 수출 성장을 제한했던 장애물로, 올초 양국이 1단계 합의를 거치며 다소 완화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미국 대선과도 맞물려 있는 문제인 만큼 국내 기업들에겐 초유의 관심사 중 하나다. 수출 위주의 국내 경제구조상 교역 규모가 큰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한일 관계’(5%), ‘친노동 정책’(5%), ‘노사 관계’(5%) 등을 경영 불안 요소로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노사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중공업, 자동차 등 일부 산업군들은 노사 문제가 여전한 숙제다. 중후장대 산업군에 위치한 기업들 역시 ‘저유가 장기화’, ‘환경 규제 강화’를 불안 요소로 지목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기간인 만큼 국내 대기업들의 내년 경기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일단은 보수적으로 접근했다가 내년 하반기 들어 상향하는 등 유연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