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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주가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급락한 이후 국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부동산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며 다시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기업에 3대 레드라인을 제시하며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됐고 올 들어 급락세를 이어왔다.
헝다그룹은 채권 디폴트와 파산 우려가 확대되면서 중국 내 시스템적 금융리스크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후 헝다그룹이 일부 채권에 대한 이자지급을 약속한 이후 주가·채권 가격이 강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날 헝다그룹이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중국 정부가 “헝다 부도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외신이 보도되는 등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다시 급락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헝다그룹 관련 상장사들도 주가 부진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헝다그룹과 헝다자동차, 헝다물업 등은 투자자 신뢰가 꺾이면서 올 들어 주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 부동산 시장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던 주요 주주들이 올해 처분한 헝다그룹 지분은 2975만7000주로 총 1억5000만위안 규모다. 그 중 1억위안 이상이 하반기에 들어 처분됐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주주들이 단기간 내 대규모로 헝다그룹을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없었던 지분 축소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기타 기관·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채널을 통제하면서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투자자금 및 개인들의 주택담보대출 등의 증가속도를 늦추고 있다”며 “회색코뿔소 개념으로만 남겨뒀던 부동산시장을 본격적으로 문제삼고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지속될 수 있어 중장기적 사이클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헝다그룹은 2020년 연간 실적발표에서 중장기적 부채 축소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예상치 못하게 파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헝다그룹의 유이자부채는 5717억7500만위안이다. 그 중 향후 1년내, 1~2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가 각각 2400억위안·1568억위안으로 전체 유이자부채의 69.4%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및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감독관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헝다그룹에 의한 노이즈가 시장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