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은 ‘더블족’

3㎏ 세탁기·4평형 에어컨·반공기 햇반 불티… 불티
혼자사는 그들, 구매력은 몇년새 2배
“싱글 지갑 열게하자” 백화점 마케팅 집중
  • 등록 2006-09-04 오전 9:43:25

    수정 2006-09-04 오전 9:43:25

▲ 싱글인 남성이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소형가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싱글족이 늘면서 가전업체와 유통업체는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집에서 독립한 지 1년 된 회사원 정은(26)씨는 지난 25일 퇴근길에 동네 할인점을 찾았다. 정씨는 손질해 놓은 소포장 야채와 1인용 디저트 케이크, 음료수를 샀다. 정씨는 사온 물품을 소형 냉장고(85리터)에 넣은 뒤, 밥을 하는 동안 3kg짜리 소형 세탁기에 빨래를 넣었다. 식사를 끝낸 뒤에는 인터넷을 통해 커피포트 기능이 있는 미니 오븐 토스터기를 점찍었다. 정씨는 “혼자 식사를 준비하는 데 편할 것 같아 골랐다”고 말했다.

부모로부터 일찌감치 독립해 혼자 사는 ‘조기 독립’과 적령기를 넘겨서까지 결혼을 늦추는 만혼(晩婚), 이혼 등이 늘면서 혼자 사는 싱글족이 급격히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미혼 비율은 25~30세 전체 인구 중에서 70.6%, 31~34세 인구 중에서 30.2%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싱글족이 중요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가전업체와 식품업체는 싱글을 위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유통업체도 이들을 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 1인용 제품 인기

혼자 사는 싱글족은 소포장·소형·다기능 제품을 선호한다. 가전업체들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미니세탁기, 미니가습기를 내놓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4평형, 6평형 에어컨을 내놓았고, 작년 여름과 비교해 5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하이얼이 내놓은 미니세탁기(2.6~3.3㎏)의 경우 한 달 평균 1000대 정도가 팔려나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디앤샵의 경우, 올 상반기 싱글 침대의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 신장했다. 온라인장터 옥션에서는 싱글을 위한 가전·가구·먹거리 판매량이 3년 사이 140% 증가했다.

우리홈쇼핑은 요리를 좋아하는 젊은 싱글의 취향을 맞춘 ‘셰프라인 컨벡션 오븐’을 전략적으로 내놓았다. 기존 가스오븐보다 크기를 20% 정도 줄이는 대신, 전자레인지와 오븐, 그릴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 CJ 관계자는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해 ‘반공기 햇반’을 올해부터 출시하기 시작했다”면서 “매달 3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족 마케팅 전성시대

유통업체들은 구매력이 높은 싱글족을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나섰다. 롯데닷컴 김진익 이사는 “싱글들은 구매력이 높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어, 유통업체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주시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자사카드를 이용하는 고객 170만명을 분석한 결과, 미혼을 포함한 싱글족이 36%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06년 상반기 30~34세 전체 매출에서 싱글 고객의 매출 비중이 71.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백화점 이희준 마케팅팀장은 “싱글을 위한 모임(클럽 유피)을 만들어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런 모임을 전국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2년 전부터 싱글을 위한 상품 개발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고, 본점 지하매장에 이들을 위한 전문 식품 매장을 마련했다.

GS홈쇼핑은 싱글족을 위한 전문숍 ‘해피싱글 백서 싱글즈’를 만들었고, 이 전문숍은 하루 1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테마몰로 부상하고 있다. GS이숍은 싱글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인경비서비스, 이사서비스 같은 서비스 상품에 이어 싱글보험숍까지 신설했다.

연세대 경영대 이동진 교수는 “싱글족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싱글족이 지향하는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분석과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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