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소주업계, '좋은데이' 광고 불편한 이유

주류산업협회, 무학 측에 TV광고 자제 요청
소주업계, 무학에 대한 견제에 TV광고 규제 강화 우려
경쟁적 TV광고로 수익 저하에 대한 걱정도
  • 등록 2015-05-21 오전 8:18:31

    수정 2015-05-21 오전 11:23:5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소주 업계가 무학(033920) ‘좋은데이’의 TV광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류산업협회가 최근 무학 측에 TV광고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라고 한다.

무학은 현재 밤 10시 이후 케이블TV 등을 통해 좋은데이의 광고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좋은데이의 알코올 도수는 16.9도로, 법적으로 TV광고를 집행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소주업계가 협회를 통해 무학의 TV광고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업계가 음주를 조장해서 되겠느냐”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가 TV광고를 통해서까지 술을 권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업체들의 속내는 다르다. TV광고에 대한 불편한 심기에는 좋은데이의 ‘선전’에 대한 견제가 깔려 있다. 무학은 부산·경남 지역의 성공을 바탕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맹공략하고 있다. 지역 소주였던 좋은데이가 TV광고를 통해 전국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는 것이 경쟁사로서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무학은 지난 1월 배우 박수진을 좋은데이의 새로운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진행 중인데, 박수진은 최근 한류스타 배용준과 결혼 발표로 화제가 되고 있다. 무학으로서는 의도치 않게 박수진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

한편에서는 정부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좋은데이 광고가 계속될 경우 알코올 17도 이상의 술은 방송광고를 금지하는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돼 광고 금지 알코올 도수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최근 24세 미만 유명인은 광고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하며 논란이 됐다. 그만큼 주류 광고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협회를 통해 정치권과 정부의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업계는 무학의 좋은데이가 업계의 TV광고 전쟁으로 번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 등을 비롯해 알코올 도수 13.5~14도의 과즙 소주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들은 얼마든지 TV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TV광고에 돌입할 경우 결국 업계 전체의 마케팅 비용이 늘고 수익이 저하되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알코올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을 늘리는 것이 업계에는 부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데이가 TV광고 효과를 볼 경우 나머지 업체들 역시 TV광고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경우 결국 판관비만 늘어 서로 출혈경쟁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박수진을 기용한 좋은데이의 TV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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