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수요 늘었다지만”…코로나19 직격탄 맞은 SI업계

대기업 계열 SI 상장사 지난해 실적 발표 마무리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반기…하반기에도 미진
매출은 비슷·영업익 최대 45% '뚝'…정책 수혜도 無
  • 등록 2021-02-02 오전 6:00:00

    수정 2021-02-02 오전 8:50:2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지만 정작 IT서비스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업 성장의 척도인 매출은 잘 버틴 곳이 전년 수준을 간신히 유지했고, 성장세가 둔화하자 자연스럽게 수익성은 하락했다. 신규사업 취소 및 지연, 투자 등으로 비용이 나가면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삼성SDS 무너진 ‘1조 클럽’…포스코ICT는 5년만에 적자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발표를 마친 주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 4개 사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업계 1위이자 물류 사업에 힘입어 지난해에도 매출 10조원을 넘긴 삼성SDS(018260)는 매출은 전년대비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핵심 사업이자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 전환 △경영시스템 구축 등 IT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10%가량 줄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9년 1조원에서 100억이 모자랐던 영업이익은 8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롯데정보통신(286940)도 매출은 0.5%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 감소폭은 업계 대비 작은 편이긴 하지만, 4분기에는 37.4% 급감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로 고객사들이 실적이 악화하면서 IT투자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ICT(022100)는 가장 상황이 안 좋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며 연간 영업이익 감소폭도 45.8%로 가장 컸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9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포스코ICT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익률이 감소한데다 스마트빌딩 등 기존 사업들의 프로젝트 손실 비용을 선제로 반영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307950)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2% 증가하며, 유일하게 수익이 개선됐다. 다만 매출액은 소폭(0.8%) 하락했으며 영업이익 증가도 배경을 들여다보면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필수적인 해외 출장 등이 줄고 비대면 업무활동이 늘면서 경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물론 매출 믹스를 개선하고 어려운 시기를 넘기기 위한 비용절감 노력이 병행되긴 했으나 불가피하게 줄어든 비용 덕에 이익이 늘어난 셈이다.

상장사가 아닌 SK C&C와 LG CNS가 남아 있긴 하지만 두 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3월 말에 분기 보고서를 발표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전환의 중요성은 부각됐지만, 기업 경영상황 악화로 정작 IT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진= 픽사베이)


갑작스러운 위기에 허리띠 졸라맨 대기업…정부정책 수혜도 ‘남의 일’

IT서비스 기업들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코로나19 사태에 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산업계는 경기 불황과 불확실성 증가 속에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은 데스크톱가상화(VDI)나 클라우드 전환과 같은 인프라 단의 대규모 투자를 전제하고 있다. 필요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다고 해도 경영 환경이 예측 불허라 투자를 결행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비대면 수요 증가 속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인터넷·포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서비스·게임 기업들과 달리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집중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의 한계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을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나타난 개념처럼 생각하기도 하는데 업계에선 오래된 이야기다. 다들 준비하고 생각하던 부분”이라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당장은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중견·중소 IT 기업들에비해 디지털 뉴딜 등 정부 정책의 온기를 나눠 받지 못한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더존비즈온(012510)의 경우 지난해 매출 3065억원, 영업이익 76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연간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정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에서 재택근무 분야 공급기업으로 선정되며 수혜를 누렸다.

한편, 공공SW사업은 통신, 인터넷, 클라우드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참여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해 SK텔레콤과 KT 등의 통신사들도 블록체인·클라우드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산업 영역 간 경계가 파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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