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식의 주식보기)G7 재무장관 성명후 주가흐름

  • 등록 2003-09-24 오전 9:18:57

    수정 2003-09-24 오전 9:18:57

[edaily] 오랜만에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면서 편안한 주말을 보내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은 투자자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G7 재무장관회담에서 `유연한 환율제도 운용`을 지지하는 성명이 발표됐다는 소식에 엔화가 급등하고 엔화와 긴밀하게 동조하는 원화도 급등하자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어김없이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 몇몇 있는데, 비관론자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들 비관론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는 동안에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주가가 크게 하락했을 때에 그 보란 듯이 자신의 평소 소신을 피력하고 이제 정말 시장에는 기대할 것이 없으니 빨리 현금을 챙기라는 식의 전망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다. 변변한 저항 없이 무너져 버린 주가를 보고 반가워 할 일은 아니지만, 운명적 비관론에 망연자실 하고만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태풍에 큰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재기의 구슬땀을 흘리듯이 그처럼 주가가 폭락한 이유와 앞으로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냉정하게 숙고해 보는 노력이 바람직하다. 세계경기 회복 가능성에 주목한 국제자본 올들어 주가상승은 외국인들의 일방적인 순매수에 의해 주도돼 왔다.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산 것은 국내 요인에 의해서라기 보다 해외요인에 의해서라고 봐야 한다. 사실 국내경제는 가계부채 문제의 해결 지연 등으로 심각한 내수불황이 여전한 상황이다. 반면에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정보통신산업 위주로 생산이 증가하고 기업투자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등 회복기미를 보여 왔다. 특히 미국경제는 이라크 전쟁 종결에 따른 안도감과 저금리와 세금감면 등의 부양조치 등으로 주택경기가 활황세를 보이고 소비심리도 견조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그림1>재고순환지표상 미국 정보통신 경기 호전 뚜렷하게 진행 자료 : Datastrem 이처럼 선진국 경기가 호전기미를 보임에 따라 그 동안 채권 등 안전자산에 치중해 오던 투자자들의 자산배분이 주식의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유동성이 보강되고 그 유동성의 일부가 한국시장으로 유입되어 한국 주가를 연초에 비해 16% 이상 상승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내수불황에 더 주목하는 국내투자자 그러나 외국인들과 국내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수준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만약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들 처럼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면 그들과 마찬가지로 주식을 사려는 행동을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경기는 가계부채 문제, 노사분규 격화 등 산적한 문제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중에서는 IMF보다 더 지독한 불경기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금리가 낮더라도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을 취득해야 겠다는 결심을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림2>2001년 이후 급격하게 높아진 국내 가계의 부채부담 자료 : Datastrem <그림3>내수경기 악화 수출경기 호전의 대조 <그림4>재고순환지표도 정보통신만 호전 자료 : Datastrem 그래서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유일한 주체가 될 수 밖에 없게 됐고 `외국인 매도=주가하락` `외국인 매수=주가상승`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가 되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살 때 국내 개인과 기관들은 보유주식을 팔기에 바빴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이 워낙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다 보니 지수는 꾸준히 상승했다. 우리 시장이 마치 그들만의 잔치 비슷하게 되어 버렸다. 주가가 폭락한 이유 원화가 절상되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는 것이 보통이다. 수출이 감소하는 반면에 수입은 증가하게 되어 경상흑자 기조유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G7 재무장관 들이 아시아 통화 절상압력이 될 수 있는 성명을 채택한 것에 대해 우리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종합주가 지수가 하루새 4.46% 하락할 정도로 크게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올들어 지금까지 주가상승이 외국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어 왔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그다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사실 국내 개인들과 기관들은 외국인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때 거기에 동참하기 보다는 주식을 파는 쪽을 택했다. 극심한 내수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외국인들이 주식을 판다고 해서 바뀔 턱이 없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팔면 수급이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외국인들이 조금만 팔려고 해도 주가가 폭락하게 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향후 전망 이처럼 수급구조상의 취약성으로 인해 국내주가는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당분간은 상승가능성 보다는 하락위험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내수회복 가능성이 아직 먼 얘기로 들리는 시점에서 그나마 호조세를 보이던 수출이 환율하락으로 둔화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에 국내주식을 매집했던 외국인들 중 일부는 아시아 통화가치의 상승을 점치고 베팅에 나선 투기세력으로 분석된다. 지금은 그들의 예상대로 외환시장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투기이익을 실현할 조건이 성숙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외국인들의 매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해 지는 근거가 된다. (참조: 2003년 7월8일자 이데일리 `박주식의 주식보기`) 주가가 하락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하락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를 결정적인 변수로 보는 오류를 범하기가 쉽다. 외국인 매도가 얼마냐에 따라 지수 하락폭을 점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외국인 순매도가 지수 하락폭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 하락폭과 속도가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를 들어 지수가 지나치게 급속도로 하락하여 외국인들이 매매차익을 챙길 여유를 주지 않을 경우 외국인 순매도는 매우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이다. 그러므로 매매차익이 매매차손으로 전환되는 지수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손실을 보는 수준으로 하락하면 일단은 매도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주식을 순매수한 기간은 5월28일부터 9월19일까지 이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8조5000억원 순매수했는데 지수 700 이하에서 3조5000원(41.2%), 700 이상에서 5조원(58.8%)을 순매수 했는데, 매수대금으로 가중평균한 매수지수는 대략 707.12포인트로 추산된다. <그림5>KOSPI지수대별 외국인 순매수규모 분포 가중평균 매수지수에서 환율상승에 따른 이익을 차감하고 그 동안의 기회비용을 더한 수준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투자에서의 breakeven 지수대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평균환율이 달러당 1183원 이었으므로 9월22일 기준환율 1168원은 약 1.3% 하락한 수준이다. 그러므로 그 동안의 기회비용을 무시한다면 원화가치 상승분을 고려한 외국인들의 평균 breakeven지수는 698포인트이다. 다른 변수에 변화가 없다면 외국인들은 이 지수대가 될 때까지는 큰 부담없이 매물을 내놓겠지만 그 이하에서는 추격매도를 자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원화환율이 하락하는 것에 비례하여 breakeven지수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하락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다음 변수는 환율의 움직임이다. G7 재무장관 성명에 대해 시장은 아시아 통화가치의 상승을 염두에 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어느 나라 외환시장을 어떤 일정에 따라 어느 수준으로 유연하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 합의된 바가 없다. 어느 나라 통화를 언제까지 얼마나 절상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합의된 바가 없다. 성명은 냈지만 그 성명에 대한 내용해석과 실천과정은 개별 국가의 재량에 맡긴 셈이다. 그래서 상황전개 결과에 따라서는 오히려 아시아 통화의 약세를 용인하는 정책을 개별 국가들이 시행할 수도 있는 그야 말로 유연한 성명이라 할 수 있다. G7 합의 발표후 주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락한 당일 John Snow 미 재무장관이 "강한 달러 정책은 계속 유지된다"는 발언을 한 것도 그런 예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급격한 환율 변동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으로 득을 볼 수 있는 국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미국조차도 자국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호하기 아시아통화의 절상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급격한 달러 하락으로 미국에 유입된 해외 자본이 이탈(capital flight)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도 마찬가지로 달러가치의 하락에 따른 애로사항이 각자 있다. 그래서, 달러가치가 하락한다 해도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도록 국제적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환율변동과 관련하여 주식시장에 미칠 변수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달러가치 하락에 따라 미국 제조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그 속도가 빨라서 미국경기 회복이 조기에 가시화된다면 달러가치 하락폭도 작아지고 세계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시장은 조기에 상승국면을 회복할 것이지만 속도가 느릴 경우 그 반대가 될 것이다. 조정폭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는 국내 내수경기 회복 시기이다. 일전에 한은 총재가 4분기 중에는 국내 내수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주가는 금방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주가조정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몇 개 고려해 봤지만 이들의 영향을 정확하게 가늠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주가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상당히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시장상승을 주도해왔던 외국인들이 그 동안의 잔치를 끝내고 하락을 주도할 가능성이 농후해졌기 때문이다. 그 강도는 환율 움직임의 정도와 미국 경기 회복속도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최소한 고려해야 할 점은 완만한 환율변동을 위한 국제적 공조노력 때문에 향후 환율변동이 결코 급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벌인 잔치판의 설거지를 담당할 세력이 국내 투자자들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드느냐에 따라 조정의 폭이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가계부채 문제의 해결전망이 그 중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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