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이후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따이공(帶工·보따리상) 규제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산성앨엔에스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지만, 하반기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황제주’로 불리던 산성앨엔에스 주가는 지난 세달 사이 3분의 1로 하락했다. 지난 6월 12만4000원을 넘겼던 주가가 9월 30일 종가 4만 2400원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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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산성앨엔에스는 조직 개편을 시도하고, 해외 사업 판로를 다각화하겠다고 나섰다. 그간 중국 사업을 이끌며 화장품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박철홍 사장이 물러났고 김진구 부회장이 화장품 사업부를 맡았다. 대신 박철홍 사장은 미주 영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출국일과 직책도 정해지지 않았다.
산성앨엔에스 관계자는 “미주 대륙의 화장품 시장은 중국의 4배 시장 규모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라며 “중국에 이어 이 지역에서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새 시장을 개척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산성앨엔에스의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한다. 이번 메르스 여파, 따이공 규제 등으로 지나치게 중국에만 의존했던 유통 채널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더스 화장품이 중국으로 가는 물량의 70%를 대리상이 책임지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보따리상을 통한 밀수”라며 “향후 따이공 수입 제한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 3분기 영업이익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미리 물건을 사들였다가 정부 규제로 판매하지 못한 대리상들의 재고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며 3분기, 4분기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위생허가를 취득하지 않은 채 보따리상을 통해 성장한 일부 마스크팩 업체들이 따이공 규제로 맥을 못 추고 있다”며 “조속히 위생허가 취득을 추진해 안정적인 유통 채널을 구축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