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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4일 정부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사적 모임 제한 인원만 종전 4인에서 6인으로 소폭 완화한 채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다음 달 6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이에 맞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역과 소상공인을 돕겠다며 총 14조원 규모로 원포인트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본예산 집행이 시작된 지 보름도 안된 시점에 나온 추경이지만, 대선 주자들은 추경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6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단행한 금리 인상인데,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 수준도 긴축이 아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까지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거리두기 재연장 이후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에서 내수경기를 `부정적`으로 진단하며 거리두기 지속에 따른 내수 악영향을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거센 만큼 지금은 시중에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이 시급한데 정부가 오히려 서둘러 추경을 편성했으니 손발이 안 맞는 정책 엇박자인 셈”이라며 “굳이 방역 강화에 따른 피해 지원을 하려면 기존 예산 중 덜 급한 부분을 옮겨와 집행하는 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특히 작년 26%에 육박했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경기가 꺾이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유동성 측면에서 액셀레이터를 밟는 재정정책과 브레이크를 밟는 통화정책이 동시에 이뤄지니 우려스럽다”며 “특히 한은이 놀랄 정도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를 보이는데, 향후 경기나 가계 영향을 살피며 신중하게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