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BBK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 지, 또 이 후보가 차명주식이나 부동산을 소유했는 지 여부도 조사를 받는다. 이명박 후보는 이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밝혀낼 진상에 관심이 쏠린다.
BBK는 김씨가 지난 99년 4월 설립한 투자자문회사다. 엄밀히 말해 주가조작 사건은 BBK가 아닌 '옵셔널벤처스'를 통해 진행됐다. 옵셔널벤처스는 BBK가 중소 금융사인 광은창투의 경영권을 인수, 2001년 4월 코스닥에 등록시킨 투자회사다.
김씨는 외국인 투자설 등의 소문을 퍼뜨리며 주가 조작을 했고, 이 와중에서 회삿돈 384억원을 횡령해 5200여명의 소액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여권은 당시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가 맺어온 긴밀한 관계와 이들이 세운 투자회사간 자금흐름을 볼 때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는 2000년 2월 온라인 금융회사인 LKe 뱅크를 공동 설립했다. 이 후보가 차명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온 다스도 2000년 3월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 다스는 이 후보의 친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운영해 온 현대차 협력사로 당시 연 수익은 약 30억원에 불과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2000년 6월 24일 LKe뱅크에 5억원을 출자하면서 체결한 내부 문서 역시, BBK 실소유주가 이 후보라는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이 문서에는 BBK가 LKe뱅크의 100% 자회사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여권은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복잡한 '돈 세탁'을 통해 이런 불법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LKe뱅크가 BBK의 편드상품인 마프(MAF)에 돈을 투자하고, 그 중 일부가 역외 펀드인 AM파파스에 흘러 들어갔으며, 이후 AM파파스가 다시 LKe뱅크의 지분 60%를 100억원에 매입했다는 것.
서울중앙지검은 한나라당 경선 막바지에 이르던 지난 8월 "도곡동 땅 중 이상은씨 몫은 제 3자의 소유로 보인다"는 애매한 수사 결과를 발표, 당 경선에 큰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당시 제 3자가 결국 이명박 후보라는 추측이 무성했었다. 이 경우 이명박 후보가 형의 명의를 빌려 차명 부동산을 소유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주가조작은 김 씨의 단독 범행으로 이 후보 역시 피해자라고 맞서고 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차명 보유 주장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씨는 BBK가 이 후보 실소유였다는 걸 입증할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씨가 외국인 명의의 여권 7개와 외국인설립회사 인증서 19장, 운전면허증, 사망한 동생의 여권까지 위조한 전문위조범"이라며 "그의 말과 증거 자료는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