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내달 1일 독주회 "그토록 꺼리던 쇼팽에 도전"

"음악 통해 그의 초상 재창조"
  • 등록 2007-08-29 오전 10:50:07

    수정 2007-08-29 오전 10:55:46

▲ 박종훈은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앙코르곡을 많이 준비했다”면서 “앙코르 무대에서는 내 방식대로 고춧가루를 뿌린 ‘박종훈식 쇼팽’을 선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한국일보 제공] 이탈리아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박종훈(39)의 행보는 폭이 넓다. 해금 연주자 김애라, 첼리스트 허윤정, 소프라노 김수연의 음반을 프로듀싱했고, 작곡과 편곡도 한다. 무소르그스키, 리스트 등 3장의 묵직한 클래식 음반을 내면서 재즈와 뉴에이지 등 크로스오버 음반도 7장이나 만들었다.

핫핑크 셔츠에 10년 넘게 기른 머리를 고무줄로 동여매고 나타난 박종훈은 이런 활동 반경에 대해 “하고 싶으니까”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처음으로 자작곡을 담은 뉴에이지 음반을 낸 것이 2002년.

2000년 이탈리아 산레모 콩쿠르 우승 이후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던 때라 우려의 시선도 컸다. 하지만 그는 “클래식이든 재즈든, 음으로 예술적 이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똑 같은 건데 사람들은 음악을 나누려고만 하는 것 같다.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것을 구상하는 게 곧 휴식이라는 박종훈은 요즘 미스코리아 이하늬의 언니이자 가야금 연주자인 이슬기의 음반에 들어갈 곡을 만들고 있다.

박종훈이 이번에 들고 온 것은 뜻밖에도 쇼팽이다. 쇼팽의 발라드를 담은 음반(스톰프 뮤직)이 23일 발매됐고, 다음달 1일 충무아트홀에서 ‘쇼팽의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독주회를 한다. 발라드 1~4번, 왈츠,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까지 쇼팽으로만 프로그램을 짰다. 그에게 지금껏 쇼팽은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직선적이고, 절제하지 않는 저의 연주 스타일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당연히 연주회나 콩쿠르 때 쇼팽은 거의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21세 때 쇼팽의 대가 얀 에키에르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발라드를 연주한 뒤 “도대체 누구한테 배웠냐”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이후로는 쇼팽과 더욱 멀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얻은 딸이 쇼팽을 다시 보게 했다. “딸이 생긴 뒤 평소 관심 없던 악보들을 뒤지게 됐는데 어느새 쇼팽을 연주하고 있더군요. 고정된 쇼팽의 이미지에 끼워 맞추려 하지 않고 순수하게 악보만 보니 새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인위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순수하게 본성을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음악을 통해 쇼팽의 초상을 다시 그려보고 싶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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