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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세의 미국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는 27일(현지시간) 오전 극우주의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갭닷컴(Gab.com)’에 이같이 적었다. 5분 뒤 경찰에 총격 사건 신고가 접수됐다.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반(反)유대주의자인 바우어스는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 트리오브라이프 예배당(시너고그)에 난입했다. 그는 자동 소총 1자루와 권총 3자루를 들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며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 예배당 안에 들어선 뒤엔 약 20분 동안 총기를 난사했다. ‘아이 이름 명명식’을 진행하던 60~100여명의 신도들은 무방비로 총격을 당했다.
이번 사건은 유대인에 반발한 ‘증오·혐오 범죄’로 파악된다. 우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피츠버그 도심에서 불과 10여분 떨어진 곳으로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또 목격자들은 바우어스가 예배당 안에서 총격을 가할 때, 경찰과 대치할 때에도 유대인 비하 발언을 계속 쏟아냈다고 진술했다. 이외에도 그가 형사사건으로 체포된 적은 없지만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존스 수사관은 “현재까지는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바우어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다는 점, 총기 휴대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 주목했다. 그는 자기 소개란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적어놨으며 “유대인 단체들이 사악한 무슬림을 미국으로 데려온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물을 수차례 게재했다. 이달 초엔 유대인 난민지원단체 HIAS를 악마라고 비난하며, 난민 예배 일정을 올리기도 했다. 한 곳은 범행 장소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앞서 지난달 29일엔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것을 포함해 총기 수집 사진을 자랑했다. 현재 그의 갭닷컴 계정은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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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간선거를 열흘 남짓 남겨두고 반트럼프 진영에 폭탄 소포가 배달된데 이어 총격 사건까지 발생하자 미국 사회에선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날 총격범은 자신의 SNS 계정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열혈 트럼프 지지자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