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별세한 고우영 화백의 만화를 이번 기회에 독파해봄은 어떨까. 그 이름도 유명한 ‘삼국지’(전10권)와 ‘수호지’(전20권)를 다시 보며 역사적 지식들을 새삼 충전해보자. ‘서유기’(전3권), 유방과 항우의 대결을 그린 ‘초한지’(전8권), 춘추전국시대의 중국을 그린 ‘열국지’(전6권), 사마천의 ‘사기’를 비롯해 중국의 18가지 역사서를 간추려 그려낸 ‘십팔사략’(전10권)도 있다. 우리 역사 만화로는 고려말~조선건국 이후 성종 때까지를 야사를 가미해 그려낸 ‘500년’(전4권)과 이어진 연산군 시대를 그린 ‘연산군’(전3권)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서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전 21권에 달하는 박경리의 ‘토지’를 잡았다가는, 하루에 두 권씩 읽어도 연휴 끝날 때까지 끝을 볼 수 없는 참사가 발생한다. 그 대신, 6권짜리 박완서 단편소설전집은 어떨까? 1971년에 처음 발표된 ‘세모’부터 연대순으로 정리된 단편집을 독파한다면 우리시대 큰 소설가의 작품세계를 낱낱이 살펴보는 흔치 않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피 같은 연휴에 뭔가 써먹을 만한 것을 남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심리학 코스’를 권한다. 10월9일 직장 복귀와 함께 새 출발을 다짐한다면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부터 읽기 시작한다. 이어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오카다 타카시의 ‘나만 모르는 내 성격’→다우베 드라이스마의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박지영의 ‘유쾌한 심리학’에 이르면 정신 무장이 단단히 된다. 단, 독심술은 가르쳐주지 않으니 지나친 기대는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