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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 데이터를 활용한다면서 데이터 수집 도구에만 투자하는 기업과 광고업계를 향한 김선영 데이터리셔스한국 대표의 일침이다.
최근 광고·마케팅 업계의 화두는 ‘데이터’다. 소비자별로 조금씩 다른 세분화·개인화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매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를 결정하는 데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
23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부산국제광고제’에서 김선영 대표를 만나 광고업계는 물론 일반 기업에서도 점차 그 가치가 커지고 있는 데이터의 활용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김 대표는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 서적을 번역하다가 웹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선 LG그룹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웹마스터를 맡았다. 당시 직무를 수행하면서 홈페이지 방문자 데이터 등을 분석하다가 데이터 분석에 흥미를 느끼고 직종을 바꿨다.
김 대표는 기업에 잠들어 있는 데이터는 많지만, 이걸 잘 활용하는 곳은 드물다고 말한다.
김 대표가 지사장으로 있는 데이터리셔스한국은 이렇게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는 데이터 기반 컨설팅 업체다. 2007년 설립된 호주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데이터리셔스가 본사다.
그는 “마케팅에 돈을 썼다면 단돈 1원까지 추적해 얼마의 성과로 귀결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며 “효과적인 마케팅 타깃, 매체, 메시지 등이 누적돼 하나의 세트를 구축하면 자동으로 마케팅을 수행하는 단계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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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업의 성격, 고객의 특성은 물론 고객 내에서도 계층별로 취향과 선호도가 모두 달라진다”며 “최근 ‘레트로’나 ‘아날로그’와 같은 감성이 유행하지만, 어떤 감성이 먹힐지 자체도 다양한 고객군 별로 실험을 해보고, 그들의 취향과 선호에 맞는 콘텐츠와 광고를 적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해당 업종에서 오랜 기간 몸 담아온 사람들은 스스로 고객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어 실험을 제안하면 ‘왜 고객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다”며 “상식에 대해 끊임없이 반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끝으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조직문화와 사람이 먼저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사 중 한곳이 3억짜리 데이터 도구를 구매하기 전에 진단을 내려보니, 도구가 있어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와 외부 인력을 먼저 수혈했다”며 “기업이 데이터를 통해 돈을 벌려면 기업 내부에 역량을 제대로 갖춘 인력이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거쳐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