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봉이냐”… 정부 단속에 개점휴업 들어간 공인중개업소

국토부-서울시 합동 단속에 문 닫고 비밀영업 나서
잠실주공5단지·은마아파트 등 매수 문의 크게 줄어
동대문·은평구 등 비투기지역은 상승세 지속
  • 등록 2018-08-12 오후 3:24:55

    수정 2018-08-12 오후 6:25:07

정부가 최근 집값이 뛰고 있는 강남권과 용산구 등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거래에 대한 현장 단속을 강화하자 해당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이 일제히 문을 걸어 잠갔다. 정부와 서울시 등이 첫 합동단속을 실시한 지난 7일 용산구 한 공인중개업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아파트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만 올랐지, 매매 거래는 여전히 뜸한 상황인데 왜 자꾸 애꿋은 공인중개업소만 잡으려는 지 모르겠네요. 과거 계약 서류까지 다 뒤져서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는다는데 문을 안 닫고 버틸 재간이 있나요.” (서울 용산구 이촌동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최근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강남권과 용산구 등 서울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행위에 대한 현장 단속을 강화하자 해당 지역 공인중개업소가 일제히 문을 걸어 잠그면서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잇단 주택시장 규제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가 집값 과열의 진원지로 엉뚱한 곳을 들쑤시고 있다는 공인중개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 3일 정책협의체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두 기관은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한 시장점검단을 꾸려 지난 7일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파른 용산구 신계동에서 첫 집중 합동 단속을 벌인데 이어 영등포구 여의도와 강남구 개포·대치동 등으로 조사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또 오는 10월까지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서울 전역에서 주택 매매 거래건에 대한 신고가격·자금조달 계획서 등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남권 등 일부 중개업소는 일제히 문을 닫고, 단속을 피해 비밀리에 영업 중이다. 거래를 원하는 손님이 있을 경우 밤 늦은 시간에 잠깐 문을 열거나 인근 카페에서 만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식이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단속에 걸릴 만한 문제 서류가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과거 서류를 다 뒤지기 때문에 혹시라도 계약서상에 사소한 실수 등이 있을 수 있다.(작정하고 보면)꼬투리 잡힐 일이 왜 없겠냐”며 “단속반이 거쳐간 곳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손님들도 뚝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문을 닫고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푸념했다.

정부 단속이 시작되면서 최근 한달 새 집값이 1억~2억원 가량 뛴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매수 문의가 주춤해졌다. 정부가 주택매매자금 조달계획과 입주 계획, 불법·편법 증여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소식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잠실주공5단지 112㎡는 매매가격이 지난 6월 15억5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18억5000만원까지 오른 뒤 지난주 들어 일단 상승세를 멈췄다.

이와는 달리 아직 정부 집중 단속의 표적이 되지 않고,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것으로 보이는 동작·동대문·서대문·은평구 등은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동작구 흑석뉴타운과 동대문구 이문·장위동 일대 뉴타운 지역은 매물이 씨가 말라 호가가 일주일 새 수천만씩 뛰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착공과 신분당선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은평구 일대 아파트값도 일주일 새 5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부동산114 제공


부동산11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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