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천문유산, 170여년 만에 복원

천문연, '남병철 혼천의' 복원 모델 제작
  • 등록 2024-02-29 오전 9:31:40

    수정 2024-02-29 오전 9:31:4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문헌으로만 전해졌던 조선 후기 천문유산이 170여년만에 되살아났다.

남병철 혼천의 복원 모델.(자료=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은 ‘남병철 혼천의’ 복원 모델 제작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혼천의는 지구, 태양, 달 등 여러 천체의 움직임을 재현하고 그 위치를 측정하는 기기이다. 현대천문학으로 넘어오기 이전까지 표준이 된 천체관측기구다.

남병철 혼천의는 개별 기능으로만 활용되어온 기존 혼천의를 보완하고 관측에 편리하도록 개량한 천문기기다. 천문학자 남병철이 쓴 ‘의기집설(儀器輯說)’의 ‘혼천의’편에 기록돼 있다.

남병철 혼천의는 장소를 옮겨가며 천체를 관측하도록 관측 기준이 되는 북극 고도를 조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기존 혼천의는 북극 고도를 관측지에 맞게 한번 설치하면 더 이상 변경할 수 없었다.

남병철 혼천의의 또 다른 특징은 필요에 따라 사유권의 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도, 방위 측정을 비롯해 황경과 황위, 적경과 적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남병철은 가장 안쪽 고리(사유권)의 회전축을 두 번째 안쪽 고리(재극권)에 있는 3종류의 축인 적극축, 황극축, 천정축을 연결해 상황에 맞는 천체 관측이 가능하도록 혼천의 기능을 더욱 확장했다.

남병철 혼천의 관련 연구는 김상혁 천문연 책임연구원이 20년 전에 시작했다. 이후 2022년부터 민병희 천문연 책임연구원, 남경욱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등 연구팀을 구성해 복원했다.

연구팀은 과학기술 관점에서 ‘의기집설’의 내용을 다시 번역해 기초 설계를 진행했다. 이후 충북Pro메이커센터와 전문 제작 기관과 협업해 남병철 혼천의 모델을 재현했다.

복원을 주도한 김상혁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남병철 혼천의는 전통 혼천의 중에서 실제 천체 관측이 가능하도록 재극권을 탑재한 세계 유일의 과학기기”라며 “과거 천문기기를 복원해 당시의 천문관측 수준을 이해하며 천문 기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선조의 우수한 과학문화재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병철 혼천의는 올해 하반기에 과천과학관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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